딴지마켓 무수니
세안이 스킨케어의 전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스킨케어가 잘 안 먹는 날이 있다. 뭘 발라도 겉돌고, 크림을 덧발라도 피부가 편안해지지 않는다. 그런날들을 돌아보면 원인은 의외로 단순했다. 전날 세안이 좋지 않았던 경우다.
우리는 세안을 어쩌면 '지나가는 단계'로 취급한다. 트러블이 나면 화장품을 바꾸고, 피부가 푸석하면 앰플을 추가하면서도 세안은 늘 같은 방식으로 끝낸다. 오늘 소개하는 미와수 클렌징 파우더는 그 익숙함에 제동을 건다. 세안을 스킨케어의 시작이 아니라, 스킨케어의 절반쯤으로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제품이다.

가루 세안제라는 형태부터 그렇다. 처음엔 솔직히 불편해 보인다. 그런데 한 달쯤 써보고 나니, 이 제품은 애초에 '편리함'으로 설득하려는 타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마켓 요원들의 실제 사용기
미와수 클렌징 파우더는 물을 묻힌다고 갑자기 거품이 폭발하지 않는다. 고운 가루가 물과 만나 천천히 풀리고, 손에서 몇 번 비비면 크림처럼 변한다. 얼굴에 올리면 알갱이가 느껴지지만, 오래 문질러도 따갑거나 크게 자극적이지 않다.

실제 마켓 요원들의 사용 후 반응도 비슷했다. 알갱이는 느껴지는데 자극은 거의 없고, 각질을 '벗겨낸다'기보다는 피부 결을 정리하는 느낌에 가깝다는 평이 많았다.
세안 후 느낌은 명확하다. 당기지 않고, 매끈하다. 거품은 거의 없지만, 닦이지 않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거품 많은 세안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이 점이 장점으로 느껴진다. "세안 후 얼굴이 많이 건조하지 않았다", "매끈한 느낌이 인상적이었다"는 말이 반복해서 나온 이유다.
단점도 분명하다. 가루 형태라 양 조절이 쉽지 않다. 생각보다 많이 써야 한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고, 손에 덜어 물을 묻히기 전 가루가 날리는 점은 익숙해질 때까지 번거롭다. 욕실에서 캡을 열고 닫는 방식 역시 편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물이 들어갈까 신경 쓰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향에 대한 반응도 갈린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화장품 향'은 아니다. 곡물과 원료 자체의 냄새에 가깝다 보니, "치약 같은 냄새가 난다"는 표현도 나왔다. 반대로 "향이 거의 없어 오히려 믿음이 간다", "불필요한 향이 없어서 좋다"는 반응도 있다. 취향의 문제지만, 이 제품의 태도는 분명하다.
두 가지 선택지 - 말차앤시카, 오트밀앤라이스
미와수 클렌징 파우더는 말차앤시카, 오트밀앤라이스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말차앤시카는 피지와 열감 쪽에 좀 더 초점을 둔 타입이다. 제주산 말차 파우더가 모공 속 피지를 흡착하고 시카 성분이 붉은기와 열감을 가라앉힌다. 세안 후 얼굴에 남아 있던 열이 비교적 빨리 진정된다는 후기가 많았다. 피지 분비가 신경 쓰이는 날, 각질과 모공을 동시에 정리하고 싶은 날에 어울린다. 말차 특유의 초록색 파우더 특성상, 헹굼은 조금 더 신경 써야 한다.

오트밀앤라이스는 전반적으로 더 부드럽다. 오트밀과 쌀가루가 노폐물을 순하게 정리하고, 보리와 현미 성분이 피부 장벽 쪽에 힘을 실어준다. 자극 없이 각질을 정리하고 싶은 날, 데일리 세안으로 쓰기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흑곡팩 같은 느낌", "피부가 매끈해진다"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공통점은 하나다. 두 제품 모두 피부를 문질러서 바꾸는 타입이 아니라, 결을 정리하는 쪽에 가깝다.
세안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순간

미와수 클렌징 파우더는 누구에게나 편한 제품은 아니다. 풍성한 거품을 좋아하는 사람, 빠르고 간단한 세안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 수 있다. 가격 역시 부담 없이 집어 들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세안 후 피부가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각질이 정리된 얼굴에서 스킨케어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제품은 세안을 '빨리 끝내는 단계'에서 '피부를 정리하는 시간'으로 바꿔 놓는다.
조금 불편하지만, 그만큼 성실한 세안.
미와수 클렌징 파우더는 그런 선택을 기꺼이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