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무수니
비건 글루텐프리 빵 '찹싸루니' - 쫀득함의 새로운 문법
비건이나 글루텐프리 베이커리는 아직 완성형 시장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맛은 조금 양보해야 할 것 같고, 식감은 다소 포기해야 하는 듯한 느낌. 메뉴는 꽤 많아졌지만, '여기는 믿고 먹어도 된다' 싶은 곳은 여전히 손에 꼽힌다.
오늘 딴지마켓에서 소개하는 마마샌쿠의 찹싸루니는 그런 기대치를 조용히 벗어난다. 이 빵은 밀가루도 없고, 우유도 없고, 동물성 버터도 없고, 계란도 없다. 트랜스지방도, 식품첨가물도 없다. 100% 식물성 재료만으로 완성된 비건빵.

그 많은 재료가 빠져 있는데, 이 빵은 과연 무엇으로 완성되는 걸까. 답을 찾기 위해, 찹싸루니가 만들어지는 경기도 광주의 생산시설을 찾았다.
생산시설 방문기 - 배꼽이 터지는 순간

HACCP 인증 시설이라서일까. 입구에 서자마자 공간이 먼저 위생 기준을 설명했다. 과장된 장치는 없지만, "여기선 대충 넘어가는 단계가 없다"는 메세지가 조용하게 전해졌다.

반죽실에서는 기계보다 직원의 눈이 먼저 움직인다.

쌀가루와 찹쌀가루가 어느 지점에서 하나의 흐름을 만드는지 점도를 확인하며 반죽의 '오늘 상태'를 조율한다.

완성된 반죽은 짤주머니로 옮겨지고,

실리콘 틀에 하나씩 정확하게 채워진다.

틀이 랙에 올라가면 목적지는 하나,

로티세리 오븐

그리고 몇 분 후, 반죽 윗면이 '툭' 하고 열리는 순간이 찾아온다.

찹싸루니 배꼽이 터진다.
이 공장에서 말하는 '잘 구워졌다는 신호'.

충분히 식힌다.


하나씩 가운데에 필링을 채우고 개별 포장과 급속 냉동까지 지나면 비로소 완성이다.
떡과 빵 사이, 찹싸루니만의 쫀득한 중간지대

이렇게 태어난 빵은 이름처럼 찹쌀의 성질을 가장 먼저 드러낸다. 한입 베어 물면 촉촉함이 먼저 오고, 곧바로 쫀득함이 따라온다. 떡과 빵 사이 어딘가에서 결을 나누지 않고 붙어 있는 식감이다.
단맛은 생각보다 또렷하다. 하지만 이런 디저트는 결국 단맛을 즐기려고 먹는 것이니. 필요한 만큼만 정확하게 들어가 있다.
'떡인가?' 싶은 순간에도 다시 빵 쪽으로 방향을 튼다. 그래서 찹싸루니라는 이름이 설명이 아니라 관찰처럼 느껴진다.
냉동해 두었다가 30분만 해동하면 필링이 아이스크림처럼 굳어 또 다른 버전이 되고, 살짝 데우면 부드럽게 녹아 따뜻한 디저트가 된다.

다크초코칩(왼쪽 위), 시나몬(왼쪽 아래), 모카(오른쪽 위), 녹차품은다크(오른쪽 아래).
총 네 가지 맛이 준비되어 있다.
화려한 이야기가 필요 없는, 제대로 만든 음식의 힘
좋은 제품은 과장하지 않아도 된다. 찹싸루니 역시 그랬다. 공장에서 본 이 빵은 재료와 과정, 식감과 맛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하나의 결로 정리되어 있었다. 화려한 장식도, 감정적인 포장도 필요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만든 음식'이 가진 힘이 조용하게 드러날 뿐이다.
그래서 이 빵은 특별한 날을 위한 디저트라기보다, 일상의 어느 순간에 무심히 꺼내 먹기 좋은 맛이다. 크게 말하지 않지만 오래 남는 종류의 맛.

한 상자에는 네 개의 찹싸루니가 담긴다. 각 맛을 모두 경험해보고 싶다면 다크초코칩, 시나몬, 모카, 녹차품은다크가 한 개씩 들어 있는 '맛별로 1개씩 세트' 옵션을 추천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