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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은 네니아 만두는 달랐다. 맛이 담백해서 질리지 않고 무엇보다 많이 먹어도 속에 부대낌이 없었다. 네니아 만두, 시중의 냉동 만두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네니아, 만두를 선택하다.

2004년 네니아는 (주)우리밀 급식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당시엔 가공식품을 만들 때 수입산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네 개의 대기업에서 학교급식에 사용되는 가공식품 전체의 90%를 납품하던 시기였다. 견고한 대기업 장벽을 앞에 두고 네니아는 국내산 농산물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우리 농산물 소비를 활성화하고 아이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일념으로.

1차 생산물을 판매하는 것은 농민의 안정적인 수입 보장에 한계가 있다. 자연재해로 흉작이 되는 것도 문제지만 이후 농민에 대한 처우(사회보장 시스템)가 잘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수요가 보장되어야 했다.

해결책으로 생각한 것이 우리 농산물을 이용한 가공식품이었다. 칼국수, 수제비도 좋지만 매번 단일 품목만 먹을 수 없는 노릇. 아이들이 선호하고, 다양한 식재료가 소비되고, 요리에 응용하기에도 좋은 게 뭐가 있을까? 바로 만두였다. 만두를 생산하면 만두피에 사용되는 밀가루와 만두소에 필요한 재료의 수요가 일정할 수 있었다.

소비자가 아는 재료만 사용한다

돼지고기, 양배추, 부추, 대파, 마늘, 계란, 생강, 참기름, 때에 따라 두부까지. 가정집 냉장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재료들이다. 만두소 간을 맞추거나 향미를 높일 때도 소금, 후추, 청매실 간장만을 사용한다. 네니아 사전에 합성 첨가물은 없다. 그래서 달콤 짭짤한 감칠맛은 덜하지만 시중의 어떤 만두보다 자연스럽고 담백한 맛을 낸다.

"소량의 첨가물만 넣어도 감칠맛이 달라질 텐데." 회사 내외에서 한 번씩 나오는 말이다. 하지만 네니아 문영진 대표님은 이럴 때 대표의 권한을 가장 강력하게 행사한다고.

네니아 문영진 대표님

네니아에는 '백 년의 약속'이라 불리는 원칙이 있다. 

그 원칙이라 함은

1. 우리 농산물 만을 사용할 것

2. 가능한 친환경, 무항생제 재료를 사용할 것

3. 맛이 심심할지언정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겠다는 것

4. GMO 원료를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회사 설립 당시에 세운 것인데 단 한 번의 타협 없이 지금까지 지켜나가고 있다. 

첨예한 대립, GMO(유전자조작농산물)

GMO 유해성 여부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이며 본 검증 기사는 그것의 옳고 그름을 따지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네니아의 지향점을 이해하기 위해서 GMO 언급이 불가피했다는 점 양해 바란다.

시중에 판매되는 만두소에는 대두단백이 들어간다. 콩기름을 짜고 남은 찌끼라고 할 수 있는데 대두단백에 시즈닝을 더하면 돼지고기의 맛과 질감을 낸다. 돼지고기와 야채로만 만두 속을 채우면 완제품 가격이 급등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가짜 고기(Fake Meat)를 넣는 거다. 물론 콩 단백질을 이용해서 고기를 대체하는 건 원가 절감의 문제뿐만 아니라 채식주의자가 늘고 있는 현시대에 부합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네니아는 GMO 작물의 위험성을 우려해 대두단백을 사용하지 않는다.

인공적인 가감은 멀리, 자연 그대로

순수 돼지고기와 야채 만으로 속을 채운 네니아 만두는 비교적 속이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고기 질감을 대신하는 대두단백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돼지고기 함유량은 30% 내외(만두마다 비율이 조금씩 다르다)로 기성 제품보다 돼지고기 비율이 훨씬 높다. 입맛을 들이면 찐(眞) 고기로만 이루어진 촉촉하고 탱글한 네니아 만두소의 진가를 알게 될 것이다.

또 하나 더. 네니아는 만두피 반죽에 글루텐을 섞지 않는다. 그래서 다른 만두보다 피의 쫄깃함이 덜하고 잘 끊어진다는 느낌이 든다. 실제로 만두 생산 초기엔 제조 라인에서 물만두 1/3 가량이 탈락했다고 한다. 반죽에 찰기가 없어 비교적 피가 얇은 물만두는 제조 과정에서 잘 터졌기 때문이다.

지금의 네니아는 숙성 반죽의 노하우를 가지고 우리밀 만두 레시피의 기준이 됐다. 만두 공장에 "네니아 만두처럼 만들어주세요." 하는 요청이 꽤 많으니 말이다.

안심하고 먹자

네니아 본사를 방문하기 하루 전, 충남 천안에 위치한 만두공장 푸르온을 방문했다. 식품 제조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위생 아니던가. 매의 눈을 장착하고 제조실로 들어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네니아 만두, 안심하고 먹어도 좋다.

만두를 생산하는 과정은 이러하다.

1. 원재료 도착, 보관, 세척, 선별 그리고 손질

2. 만두소 배합, 만두피 배합

3. 만두 만들기(성형)

4. 만두 찌기(증숙)

5. 찐만두를 식힌 후 급속냉동

6. 금속검출기 검사

7. 금속검출기를 통과한 만두를 포장한 뒤 다시 금속검출기 검사

8. 엑스레이 검사

9. 제품 안전 테스트

10. 안전 테스트를 통과하면 만두 출고

공장에 원재료가 도착하면 직원들이 직접 손으로 세척과 선별을 반복한다. 이후 재료를 절단하고 배합하는데 기계를 사용하는 모든 과정에서 해당 작업이 끝나면 금속검출기 검사를 실시한다. 절단 과정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파편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속검출기로 혹시나 들어 있을 이물질을 찾아내고 강한 자기를 이용해 금속 파편을 뽑아낸다.

심지어 만두피를 배합할 때도 위생적으로 완벽을 추구한다. 밀가루 포대를 뜯는 과정에서 종이 조각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밀가루를 체에 한 번 더 거른다. 

네니아 만두 레시피를 보고 모두가 고개를 저을 때, 푸르온은 그것을 새로운 도전으로 받아들였다. 네니아와 푸르온은 좋은 파트너십을 구축해 우리밀 만두 제조의 선두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 농산물의 가치

우리 농산물만이 좋은 것인가? 그렇지 않다. 수입 농산물을 들여올 때 첨가되는 방부제가 해로울 뿐 수입산이라서 나쁘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나의 소비로 작은 변화가 생긴다면, 우리 농산물의 자급력을 키우고 아이들에게 우리 땅에서 자란 작물을 섭취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는 것이라면, 우리 농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더 나은 가치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네니아의 철학을 담은 문구로 본 검증기사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