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무수니
한국의 전통 간식, '부각'
부각은 제철에 많이 나는 채소나 해조류를 깨끗이 손질하여 찹쌀풀을 묻혀서 바싹 말려두었다가 식물성 기름에 튀긴 것을 말한다. 기름에 튀긴 부각은 찹쌀풀로 인하여 부풀어 올라 바삭하고 매우 고소하다. 찹쌀풀을 바르지 않고 튀기는 것은 튀각이라고 한다.
부각은 역사가 긴 한국의 전통 식품이다. 신라시대 신문왕 3년에 왕비를 맞이할 때, 각종 부각이 폐백에 사용 되는 품목 중 하나였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등장하기도 한다. 식품학자들은 신선한 채소류와 해조류를 먹기 어려운 겨울철에 내륙 지역에서는 시래기로, 해안지방에선 부각으로 영양을 보충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튀김과 달리 부각은 그냥 튀김 옷에 담갔다가 꺼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붓으로 하나하나 바른 다음 그것을 또 말리는 과정이 필요해서 대단히 손이 많이 가는 대표적인 슬로우 푸드이다.
이 부각으로 대한민국식품명인 25호로 지정 받은 사람이 있다. 바로 오늘 딴지마켓에 소개하는 '오희숙 전통부각' 을 만든, 부각 명인 오희숙 명인이다. 부각이 생산되는 경남 거창에 소재한 공장에 가서 직접 명인을 만나고 왔다.
공장 안 사무실 입구에 '전통은 이어가고, 맛은 수출한다' 는 문구에서 명인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명인이 들려주는 오희숙 전통부각의 시작
<대한민국식품명인 제25호, 오희숙 명인>
명인과 부각의 인연은 파평 윤씨 16대 종부인 시어머니로부터 시작되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시는 사랑채 손님들을 대접하기 위해 늘 손님상을 차렸다. 특히 채소나 해산물에 찹쌀풀을 발라 말려두었다가 튀겨서 간단한 간식거리로 내 놓기 좋은 부각을 늘 보관해 두었다고 한다.
또 KOTRA에서 근무했던 남편의 외국 손님들에게 가장 자신 있었던 부각을 맛 보여준 일이 있었는데, 누군가 선원들 선식으로 공급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을 주었고 그렇게 파나마를 통해 첫 수출도 이뤄냈다.
1992년 코엑스에서 열린 식품기계전시 박람회에 참가하게 되었고, 백화점 바이어들의 러브콜을 받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정이 있었던 전남 곡성의 한 폐교를 임대해 부각 생산을 시작했고, 현재에는 경남 거창에 본사를 두고 30년째 부각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좋은 원재료에 대한 집착, "자연에 겸손할 수 밖에 없어요"
오 명인에게 오희숙 전통부각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철학이 무엇인지 물었다. 신선하고 좋은 재료를 갖고 정직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답을 들었다. 어떻게 보면 흔한 원칙일 수 있지만 30년을 꾸준히 실행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김, 고추, 연근, 우엉, 다시마, 미역 등의 주 원료는 부각을 만들기 좋은 품종을 미리 선정하여 제철에 농민들과 계약 재배를 통해 수급한다. 단순히 식품 제조업을 넘어서 명인이라는 이름을 걸고 하기 때문에 주 원료는 국내산 재료만 사용한다.
특히 가장 중요한 원재료인 김 같은 경우에는 12월 하순부터 이듬해 2월 초순인 겨울에 생산되는 것이 가장 맛이 좋기 때문에 1년치 사용할 김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양을 미리 구매해서 보관한다고 한다. 다시마도 6월 중순, 열흘 정도 되는 아주 짧은 시기에 채취하는 것이 가장 맛이 좋기 때문에 산지 냉장고를 아예 임대해서 미리 사서 넣어두었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서 사용한다.
또한 원재료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방부제, 색소, 향료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만든다. 오 명인은 농담처럼 "우리는 김한테 나쁜 짓을 하지 않아요" 라고 표현했다.
탈유, 기름과의 싸움
인터뷰 내용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한번은 호주 바이어가 박람회에서 부각 샘플을 가져간 적이 있다고 한다. 1년 후에 다시 찾아와서는 가져갔던 샘플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가위로 쓱 자르더니 코로 냄새를 맡았다고 한다. 그러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하면서 계약을 체결하고 갔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고 나도 봉지를 열어 바닥을 유심히 봤다. 기름에 튀겨서 만드는데도 밑바닥에 전혀 기름이 보이지 않았다.
튀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뽀송뽀송 기름기 없는 밑바닥
좋은 원재료를 수급하여 최대한 그 원재료 자체의 맛에 집중해서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명인이 가장 강조하며 이야기 한 부분은 바로 '탈유' 의 과정이었다. 부각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름을 사용할 수 밖에 없지만 어떻게 또 철저하게 기름을 배제할 수 있느냐가 오희숙 전통부각의 비법이라고 명인은 말했다. 실제로 기름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부각의 많은 중량이 손실이 되는데도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과감하게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는 부각을 파는 것이지 기름을 파는 것이 아니니까요"
내가 시식해본 소감도 이와 같았다. 원재료의 맛이 충분히 느껴지면서 느끼한 기름 맛이 전혀 나지 않았다. 또 접시에 덜어 놓고 한참 두었다 먹어도 바삭한 식감이 그대로였고, 칼로리도 낮은 편이라 부담도 없었다.
부각을 전승하고 복원하고 개발하는 생산 방식
'대한민국식품명인' 답게 부각을 생산하는 시설 또한 HACCP, FSSC 22000, 비건 인증까지 받았다. 또 부각 생산에 관련된 특허만 14건을 받은 만큼 따로 부각 연구소를 운영하며 여전히 신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한다. 오희숙 명인의 딸인 윤효미씨도 2024년에 수산식품 명인 제14호 김부각 명인으로 지정 받아서 명인의 비법을 전수 받고 있다.
거창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한 생산 시설은 굉장히 규모가 컸다.
겉으로 봤을 때는 대부분 기계화가 되 있는 것처럼 보여 전통 방식을 고수하기 위한 수작업과 기계화의 비중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물었다. 지금도 여전히 찹쌀풀을 칠하는 것과 같은 핵심 단계는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부분은 오희숙 전통부각만의 비법이라 사진을 담을 수는 없었다.
대량 생산을 위해 기계화가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 고민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방법으로 해오던 것을 기계에다 부탁하는 정도의 수준만 고수하는 것이 전통을 이어가는 비결이라고 했다.
부각, 'Bugak' 이 되어 땅 끝까지 간다
오희숙 전통부각의 앞으로의 목표가 무엇인지 물었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오희숙 전통부각이 있는 꿈을 꾼다고 했다.
이미 오희숙 명인의 전통부각은 국내 판매는 물론 'Bugak' 이라는 이름을 달고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내년에는 수출이 국내 판매량을 넘어설 거라고 한다. 우리의 전통 식품 부각이 전 세계 식탁 위에 오를 날을 기대해본다.
인터뷰를 마무리 하면서 오 명인이 전화 통화하는 걸 들었다.
"김 대리, 너희들 찹쌀풀을 너무 많이 발라갖고 고자기에서 떨어지질 않아, 도마에 풀칠하지 말고 약간 눌러가면서 발라줘"
어떻게 30년을 명인이라는 이름을 갖고 부각 사업을 이어왔는지 마음으로 느껴졌다.
바삭하고, 고소하고, 담백해서 밥반찬으로도, 간식으로도, 술안주로도 제격인 오희숙 전통부각! 건강하지만 맛있는 간식을 찾으셨던 분들 한번 드셔 보셨으면 좋겠다.
<찹쌀 부각 30g 6종 시리즈 : 미역 / 다시마 / 김 / 연근 / 우엉 / 고추>
나는 가장 기본인 김부각과, 연근부각을 추천한다. 고추부각은 꽤 매콤해서 매운 맛 좋아하시는 분들께 추천 드린다.
명인 찹쌀 김부각과 찹쌀가득 콩가루 김부각은 통 찹쌀 알갱이를 붙여 더욱 고소하고 바삭하며, 용량도 80g이라 넉넉하게 즐길 수 있다.
바삭한 황태, 바삭한 대구 껍질튀각 시리즈는 1등급 원물(러시아산)로만 만든 고단백 저지방 식품이다.
다만 시식단 평 중에는 약간 비리다는 평도 있었으니 참고해서 선택하시라.
<후라이드 오징어(페루산) 40g / 후라이드 쥐포(베트남산) 40g / 크리스피 오징어 12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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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오희숙 전통부각 | |
제품설명 | 명인의 비법으로 만들어 더욱 바삭한 오희숙 전통부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