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락기
주말 오전. 기분 좋게 낮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오전 9시 반이다. 게으름과 뿌듯함 사이의 시간. 급할 것 없이 천천히 일어나 눈을 비비고 부엌으로 나간다. 기다란 주전자에 물을 넣어 끓이는 동안, 커피 필터에 원두를 눈대중으로 넣고 잘 편다.
고소한 커피 향이 깊게 올라오면서 어서 빨리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맴돈다. 물이 다 끓고 나서는 원두 위에 적시듯 뿌려주고, 물기가 다 내려간 다음에는 천천히 물을 부어내린다. 커피 향이 집안 가득 퍼지면서 나도 모르게 긴장했던 몸이 조금 더 퍼지는 것 같다.
다 내려진 커피를 호호 불어 한 모금 하면, 커피만이 낼 수 있는 고소한 신맛에 주말마저 평온해지는 것 같다.
커피를 좋아하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은 비단 나뿐이 아니다. 한국은 세계 커피 시장 2위로 커피를 물처럼 마시는 나라다. 그렇다 보니 원두 가격 상승과 하락에 대해 뉴스가 다룰 정도로 커피에 진심이다.
한국은 왜 커피를 많이 마실까? 아무래도 당이 없다 보니 직장인들의 각성제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도 있고 한국의 커피 산업이 많이 발전해서도 있을 거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200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까지는 커피를 볶는 ‘로스팅’ 기계도 한국에 많이 없었다. 로스팅까지 외국에 의존했었는데, 이제는 한국에서 직접 볶은 커피가 기본이 되고 있을 정도다.
커피 산업이 발전하고 접근성이 좋아져, 손쉽게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됐다. 그리고 ‘각성제’ 용도로 아메리카노 쭈압쭈압 빨던 사람들도 많은 경험에 의해 커피 맛을 자연스레 구별하게 되었다. 그야말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좋은 커피의 맛을 알게 되었다는 거다.
커피아르케
좋은 커피라고 하면 뭐가 떠오른는가? 바리스타가 추천하는 커피나 고가의 커피가 좋은 커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커피는 기호식품이라고 하지 않나. 자신의 기호에 맞는 커피가 아무래도 제일 좋은 커피 아니겠는가.
커피아르케는 다양한 원두를 취급한다. 커피의 기본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는 원두이기에 다양한 원두를 취급한다는 건 다양한 맛을 커버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거기에 더해 커피아르케는 커피콩을 직접 로스팅한다.
커피아르케의 원두 로스팅 기계는 클래식하다.
직접 로스팅을 하기에 신선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요새는 원두를 직접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본인 또한 인터넷으로 ‘직접 로스팅’한 원두를 사기 때문에 이제는 낯선 문화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원두가 다양하다. 배합해 만든 블렌디드 원두도 있다.
물론 핸드드립, 커피 머신만 이용하는 사람은 여기서 원두를 고르는 것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거다. 그런데 커피 종류 중에는 집에서 해 먹기 너무 힘든 커피가 하나 있다. 찬물로 오랜 시간 추출하는 커피 방식, 뱃사람들이 먼저 시도했던 방식인 ‘더치 커피’다.
커피아르케 더치 커피
더치 커피는 오래 걸린다. 왜냐하면 애초에 만들어진 이유 자체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17세기, 대항해 시대. 작은 나라 네덜란드는 상선과 함대를 바다에 띄웠다. 수많은 배들이 바다 위에 있었고 바다 위에서 뜨거운 물을 구하기는 너무도 어려웠다. 불을 잘못 피우다가는 배가 홀라당 타버릴 수도 있고 밤에는 적군에게 걸릴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커피를 마셔본 사람은 알 거다. 커피는 ‘끊는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마구 땡기는 음료다. 네덜란드 뱃사람들도 마찬가지였고 “뜨거운 물이 없으면! 찬물로 해보자!”라는 발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성공한다. 오래 걸리긴 하지만, ‘불가능과 가능’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대항해 시대의 선상 커피, 더치 커피 대유행의 시작이었다.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기본적인 방식은 변함이 없다. 커피콩을 갈고 필터에 넣고 찬물을 천천히 떨어뜨린다. 그리고 추출된 커피를 냉장고에서 숙성해서 마신다.
더치 커피는 그러면 뭐가 다르고 커피아르케 더치 커피의 맛은 어떠한가? 대답을 위해 커피아르케 더치 커피를 만드는 현장부터 가보도록 하자.
커피아르케, 커피를 만들다.
커피아르케 안에 들어가니 냉장 숙성 중인 더치 커피가 보인다. 아주 대량으로 생산해서 재고를 남기기보다는 재고를 조절해서 판매될 정도로 만드는 게 보인다.
더치 커피를 만들기 위해선 기본적으로 커피콩 로스팅을 해야 한다. 로스팅 기계는 기센(giesen) 브랜드 제품을 사용한다. 커피콩을 넣고 볶기 시작하면 기계를 조작하면서 커피가 잘 볶아졌는지 샘플봉을 통해 확인한다.
볶는 과정이 끝나면 냉각 단계를 거친다. 냉각이란 게 냉풍을 직접적으로 쏘여 식히는 게 아닌, 계속 저어줘 공기가 균일하게 들어가 커피콩을 식혀주는 방식이다. 계속 저어주는 이유는 골고루 식히기 위함이지만, 눈과 코에서 느껴지는 감상은 상당히 위력적이더라.
로스팅이 끝난 커피콩은 분쇄를 거친다. 이때 커피의 향이 공간을 가득 메우는데, 가히 폭력적이라 할 만큼 풍미가 작렬한다.
분쇄된 커피를 올리기 전에 통에 먼저 넣은 다음. 커피를 골고루 펴준 후.
적당한 압력으로 눌러준다. 이러면 판 전체가 고르게 다져진다.
무형광 무표백 키친타올을 이용해 위에 한 겹 올려준다. 물방울이 똑똑 떨어져도 패임이 덜하고 판 전체로 고르게 물이 퍼지기 때문이다. 이제 물탱크에 연결하면 위에 보이는 구멍에서 일정량의 물이 똑똑 떨어진다.
이게 더치 원액이다. 더치 커피는 다른 커피에 비해 상당히 진하다.
공기 정화기도 있어서 더치 커피 생산에 중요한 청결함도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
다양한 종류의 더치 커피
원두를 다양하게 취급하는 만큼, 더치 커피 종류도 많다. 원두 하나만 쓰는 싱글 오리진부터 자체 블렌딩 시리즈도 갖추었다.
거기에 더해 감정 자극하는 디자인에 실용성이 더해진 ‘힐링 한 권 더치커피’도 좋았다. 포로 되어 있어 물에 한 포 뜯어서 넣은 다음 마시면 되는 커피로 간편하면서도 디자인이 예뻐 들고 다녀도 될 정도였다. 힐링 한 권도 종류가 많아 골라 먹는 재미가 아주 좋았고 과하지 않은 감정 문구가 좋아 꽤 신선했다.
맛은 다 괜찮았고 내부 반응도 아주 좋았다. 물론 원두에 따른 호불호가 있었는데, 역시 커피를 많이 마시는 직장인들이라 금방 자신의 취향을 찾았더랬다. 맛은 굉장히 주관적인 부분이지만, 어느 정도는 표현이 가능하지 않나. 그래서 상세 정보를 보고 맛을 찾으면 자신의 취향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이유로 맛에 대한 품평은 자제하기로 했고.
원두와 더치, 다양한 선택, 커피아르케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만드는 더치 커피. 집에서 커피를 내려 마시는 사람. 모두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이 커피아르케의 장점이다.
본인도 이제 커피아르케 원두와 더치를 마시기에 더욱이 고민 없이 추천드릴 수 있는 커피이기도 하다.
커피가 힐링이 되고 취향이 되고 즐기게 된 요즘. 힐링 한 권 추천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추천한다. 커피아르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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