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퍼그맨
우선 DSI(딴지 과학 수사대)의 경고문부터 읽고 들어가주셔야 될 거 같다.
개똥벌레
개똥철학
개똥지빠귀
그렇다. 이거 지금 개똥 얘기할라고 시동 거는 거다.
왜 개똥 얘기냐고?
개를 키워본 입장에서 수의사도 아닌 내가 개의 미묘한 건강 상태를 바로 알 수 있는 척도, 그것이 개똥뿐이었음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애사료'가 입점 문의를 해오고 채변단을 모집하고 그렇게 단체로 보내오는 개똥 사진을 보고 취재하는 이 과정, 일면 코믹한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충분히 공감이 갔다.
개똥이 황금색이 된다는 '아침애사료', 정말 그런지 함 보기 위해 딴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런 모집 공고를 올렸다.
'체변단'이 맞는지, '채변단'이 맞는지 논란이 있지만 넘어가도록 하자.
(이런 거 해본 데가 없으니 우리도 뭐라 불러야 될지 헷갈려서 글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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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똥이(말티즈) "사료가 밝은황토색이어서 그런지 변색 변화(황금색)가 두드러짐. 원체 쾌변하는 아이지만 요즘 된똥을 종종 생산하여 똥꼬열상이 걱정됐었는데 신사료 적용후 촉촉해져서 안심. 많이 무르진 않음.휴지로 똑집힘." 설이와 이슬이(말티즈) "폰으로 찍은 똥 사진에 이런 말하기는 우습지만 참 잘~ 찍었네. 더 황금색이고 양이 많다. 무른 상태는 여전히 좋다. 한가지 궁금한 건 건식사료를 먹이면서 도움 받는 치아 건강의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지다. 떵 사진을 하도 봤더니 입맛이 안드로메다로 갔다." (이 분은 특별히 독투에 전문을 올려주셨다. 무삭제 버전이니 주의하시라.) 은비(요크셔테리어) "대박! 이렇게까지 변 색깔이 바뀔 줄이야 생각도 못했습니다. 완전 금이에요. 은비가 사료도 잘 먹고, 배변도 잘 하고 컨디션이 좋아요. 채소맛 아침애 사료를 잘먹고 있고, 내일부터는 연어맛 사료랑 같이 주려고합니다. 연어맛 사료도 채소맛처럼 잘 먹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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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 후기 없이 황금똥 사진만 달랑 보내주신 분들도 있지만 이런 분들 껀 굳이 올리지 않기로 한다. 이 정도만 보여줘도 진짜 황금똥을 만드는 사료임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으실 거다.
개들의 입맛에 따라 남기더라는 후기도 소수 도착했지만 대체로 잘 먹고 잘 쌌다는 평이다.
비결이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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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애사료'는 형제가 함께 만들고 유통하는 제품이다. 그 중 업계에 몸 담은 것은 아우 먼저였다고 한다. 건식 사료를 취급하는 업체에 취업한 것이 계기였다고. 그러다가 대부분 재료를 직접 가공해 만드는 것이 아닌, 파우더를 공수해 튀겨내는 것임을 알게된 것이다.
즉, 어떤 사료에 당근이 들어갔다는 얘기는 높은 확률로 당근 파우더를 썼다는 의미일 수 있음을 염두에 두셔야 한다는 야그.
파우더를 너무 많이 먹인 아기?
애견에게 사료를 먹이는 이유가 무엇이던가? 장이 짧거나 사람 같이 탄수화물 전분 등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소화를 편하게 해주기 위함 아닌가. 그런데 식재료를 파우더로 가공하고 그것을 다시 튀기는 과정에서 어떤 사료는 사람 몸에도 잘 안 맞는 인공화학물이 첨가되기도 한다니 얼핏 이해가 안 가는 상황이다.
장이 개짧음
그래서 파우더 대신 식재료를 직접 쓰면서 소화를 돕기 위한 최적의 가공을 해내는 사료를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가 바로, '아침애사료'인 것이다.
'아침애사료'는 말랑말랑하고 촉촉한, 습식 사료다.
이쯤 되니 포천에 있다는 사료 생산 공장에를 안 가볼 수가 없었다.
여기가 제품을 주문 생산하는 공장이다. 과거 건식 사료를 취급하던 시절 동업자였기에 믿고 맡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안을 취재할 수가 없는 상황. 요즘 중소기업들이 기술 유출에 민감해서 함부로 들어갈 수가 없다고 한다. 워낙 큰 공장이라 생산 라인이 여러 개, 그래서 여러 업체로부터 개사료를 주문 생산하는 중이기 때문에, 이 공장에 주문을 맡긴 다른 업체들에게 손해가 갈 수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딴지마켓이 아니다. 외부인 출입금지라면 외부인이 아닌, 사장님을 직접 잠입 시키면 될 일! 재료 상태와 배합 과정만이라도 찍어오라는 미션을 드리면서 공장으로 전격 침투하시길 요청드렸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오리고기, 당근, 오메가3 오일, 블루베리,
크랜베리, 감자, 쌀가루, 연어연육이다.
이것들을 반죽기에 넣으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아, 점점 취재하기 어려워진다.
물론, 이것은 내가 검증이라면 개똥 사진까지 받아 정리하는 별난 직장에 몸 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개덕후로서 어쩐지 이번 검증, 나름 보람 됐다. (과거 키웠던 개가 피부병이 있어서 사료 선택에 애먹은 기억 때문에 더더욱 이런 감정이 생기는 건지도 모르겠다.)
다른 거 다 떠나 사람이 개 먹는 거에 이렇게까지 신경 쓰기도 한다는 거 가슴 뜨뜻해지는 일 아닌가.
딴지일보 부편집장 죽지않는 돌고래의 상품평
개를 키우는 친구에게 선물했습니다. 입이 짧은데다 북어국, 삶은 고구마, 삶은 호박, 갈비 같은 걸 주로 먹는 호강에 바친 녀석인데도 불구하고 아침애 제품에는 모든 자존심을 버립니다. 친구의 반려견에게 아침애 간식을 줄 때 너무 즐거워하는 나머지, 저는 장래희망을 개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 조금 무리수를 던져서 죄송하지만 그만큼 순수하게 즐거워할 수 있다면 정말로 개로 태어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