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퍼그맨
딴지마켓에 수 없이 입점 문의가 들어왔던 김. 그 중 우리 마켓 수뇌부의 선택을 받은 건 이 김이었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았던 이 김을 위해 진도로 취재를 갔다.
당 인터뷰를 마치고 생산 시설 검증할 때만 해도 김, 미역 같은 해초들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로 생각했드랬다. 실제로 2014년 입점 이후 오랫동안 김과 미역, 다시마만 입점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딴지마켓 주간 베스트 순위에 단골로 올라오는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변함 없이 좋은 원초를 쓰려 노력해온 덕일까? 그 사이 제품 포장도 바뀌고 구성도 바뀌고 작황이 안 좋아 김이 얇아진 해도 있었는데 큰 홍보도 없이 딴지마켓 스테디 셀러가 되다니.
그런데, 이번에는 홍새우를 입점하고 싶단다.
새끼 손가락 만한 크기를 보면 알 수 있듯 껍질을 까서 속살을 먹는 그런 새우가 아니다. 볶음용, 국물용 새우다. 이런 자잘한 새우는 요리의 메인이 아니게 되는 특성상 굳이 산지를 따져가며 사지 않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보니 시중에는 지구촌 곳곳에서 새우들이 많이 보인다. 작아서 상품성도 없는 거 그냥 한국 같이 크기 가리지 않고 먹는 방법을 찾아내 소비하는 나라에 대충 떠넘기는 것이겠다.
당연히 선별 같은 거는 기대하기 힘들다. 새우는 다 비슷한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똑같아 보이는 새우인데 어떤 새우는 맛이 없고 어떤 새우는 맛이 있는 희안한(?) 경험은 한 번쯤 해보셨을 것이다.
사실, 이런 저런 새우 입점 문의를 받아보고 실망하는 과정을 몇 번 겪었던 터라 딴지마켓 직원들 대부분이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먹어보고 난 뒤에는 다들 '어머 이건 입점해야 해!'라며 태세 전환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또한 업체의 '원초빨 세우기'가 진가를 발휘한 결과겠다. 조미 이런 거 백날 해봐야 원물 좋은 거에 못당하는 특유의 우직함이 홍새우 생산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듯 하다.
막 들어온 홍새우. 해초나 게가 섞여있는 것은 뭐 그렇다치고 뭔가 색이 시원치 않은 놈들도 보인다.
이런 놈들을 선별을 거쳐서
이렇게 빛깔 좋은 놈들만 남긴다.
직접 생산에는 선별 외에도 또 다른 장점이 있는데 유통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건어물은 유통기간이 긴 편이긴 하지만 오랜 기간 맛이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오래된 건어물에는 특유의 쩐내가 나지 않던가.
해초명가의 홍새우는 조금씩 생산하여 회전률을 높이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지구 반대편에서 오는 건어물보다 신선하게 소비될 수 있다.
이 두가지(직접 수매하고 선별하는 것, 신선하게 공급이 가능한 것)가 시너지를 일으켜 딴지마켓 팀의 편견을 깨부수고 인상적인 맛을 보여준 것 아닐까 싶다.
부디 해초명가가 원물이 좋으면 다른 거 필요없다는 생산 기조를 쭉 유지하여 딴지마켓 소비자분들이 계속 맛있는 홍새우를 사먹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