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역시 디테일에 신경 쓴 흔적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사용전과 후를 구분해 수납할 수 있게 전면에는 똑딱 단추를 후면에는 지퍼 단추를 넣었다. 

수납을 많이 해 뚱뚱해질 것을 대비, 아랫부분에 주름을 여러 겹 잡아주기도 했다. 

끈이 탈착식이 아닌 것은 좀 아쉬운데 오히려 일체감을 선호하는 분이라면 같은 원단으로 일체감 있게 재봉한 이 디테일을 선호하실 것이라 본다.

생리대 또한 파우치와 같은 원단으로 된 것을 구입한다면 더더욱 통일성 있는 룩앤필을 완성할 수 있다. 이런 데서 느껴지는 묘한 안정감도 있기에 나름의 장점으로 꼽아도 되겠다.

크기는 가로 20.5cm 내외, 세로 15cm 내외다. 두께는 5cm까지 확장된다. 

핸드메이드라 크기에 대한 오차는 있을 수 있음을 고려하자.

핸드 메이드라는 대목에서 짐작하셨겠지만 모두 수미인의 작업장에서 만들어지는 국내산이다. 유해 시험성적서를 주기적으로 발급 받으며 관리하고 있어 믿고 쓰셔도 좋다.  

환경에 대한 생각, 그 이상을

면생리대를 써서 좋은 점은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겠다. 

하나, 장기적으로 보면 구매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일회용품은 한 번 사서 버리므로 해당 구매 비용은 그대로 공중분해된다 할 수 있다. 반면, 면생리대는 세탁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방수천의 성능이 다할 때까지 계속해서 재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구매 부담을 줄일 수가 있는 것이다. 

둘,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예민한 분들에게는 합성 섬유로 만든 일회용품이 잘 맞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럴 때 면생리대를 쓰면 불편함이 덜하다고. 아무래도 민감한 신체 부위에 닿는 제품이다 보니 자연 유래 소재(면)가 주는 장점을 무시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역시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쓰레기 처리-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불편함이라는 단점 하나 때문에 일회용품을 선택하는 사람이 더 많다. 그만큼 일회용 생리대의 편리성은 막강하기 때문이다. 환경이 중요한 건 알지만 장기적으로는 금전적 이득이 될 지도 알지만 세탁하고 말리고 피에 젖은 물건을 다시 챙겨오는 불편함 때문에 개인이 체감하기 어려운 환경적 장점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수미인은 이 불편함에 대한 피드백에 귀 기울이고 전용 파우치를 만든 것이겠다. 바람직한 방향이다. 좋다는 이유로 불편함을 강요하기 보다 불편함을 하나라도 줄여주는 것. 그러다보면 언젠가는 더 많은 사람이 면생리대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일자리만 있으면 잘 할 수 있는 사람들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며 살고 있다. 

법을 지키며 성실히 납세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용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일하는 사람이 힘들어도 고용 늘리지 않고 인건비 줄이는 기업치고 돈 아끼기 위해 품질 절감 안 하는 기업 찾아보기 힘들다. 쉬운 길을 가기 시작한 기업은 쉬운 길만 가려 하기 때문이다. 

정성이 한가득 느껴지는 수미인의 제품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일자리만 있으면 잘 할 수 있는 사람, 우리 사회에 많이 있다고. 이런 사업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서 소외계층이 자활하는 것은 물론 내실 있는 기업으로 독립해나간다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분위기 또한 자연히 정착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