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락기
비건 화장품이란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감을 잡기 어려웠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화장품인지, 식물성 화장품인지 도통 이해하기 어렵더라. 이해하기 어려우면 찾아봐야 하지만, 본인, 채식주의자도 아닐 뿐더러 되려 고기를 좋아해 검색도 하지 않고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 뒤로 몇 해가 지난 후 비건 화장품, 비건 코스메틱이 많아지더니 자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엔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건 화장품이 무엇인지에 관해.
비건 코스메틱, 그런데 만들다 보니 비건
비건 코스메틱, 비건 화장품. 여기서 비건이란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성분을 쓰지 않는 화장품이란 걸 알아냈다. 식물성 화장품과 비슷하지만, 한 단계 더 나아가서 동물실험 까지 하지 않는 화장품이었다는 건 최근에 안 사실이다.
개발 샘플들
그러면서 추가로 알아낸 사실은 비건 성분이라고 해서 무조건 동물성 성분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아니란 것. 동물성 성분에는 꿀도 있고 콜라겐(요새 식물성 콜라겐도 있다지만)도 있어서 모든 성분을 비건으로 맞췄다고 해서 좋은 화장품은 아니란 거다. 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걸 어떡하랴. 결국 마케팅 용도구나 생각했고 이런 생각을 가지고 닥토브에 가게 되었는데, 처음 들은 말이 의외였다.
‘만들다 보니 비건으로 가도 되겠더라.’
비건 화장품을 만든 계기에 대한 내용이 이랬다. 처음부터 비건 화장품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개발 과정에서 본인들이 원하는 수준의 화장품이 나왔는데, 성분을 보니 흔히 말하는 비건 성분이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비건 코스메틱으로 가야겠다 싶었고 닥토브 완성품이 나왔다.
대다수의 사람에게 자극적이지 않게
저자극, 순한 화장품. 이건 대체 어떻게 판별할까? 판별 기준은 거의 성분으로 분별한다. EWG 등급이 있는데 여기서 1~2등급은 EWG Green 등급이라고 해서 저자극 성분을 의미한다. 여기서 확률이란 게 존재한다. 아무리 순한 성분이라 하더라도 어떤 개인한테는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극단적인 예지만, 햇빛에도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지 않나.
그리고 1~2등급만 쓴다 하더라도 농도와 조합에 의해 조심해야 할 부분도 생긴다. 닥토브와의 인터뷰에서 느낀 점은 이 ‘확률’을 신경쓴다는 거다.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마케터 보다는 연구원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은 것도 이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있다 치자. 이 사람의 피부 상태는 선천적인 것도 있겠지만, 환경과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람에게 대부분의 환경에서도 순할 ‘확률’을 올리는 조합이 필요하다는 거다.
닥토브 화장품은 모든 제품을 인체 시험 해본다. 그리고 좋은 결과를 얻은 제품을 출시하는데, 상세 정보를 보면, 인체 시험 말고도 뭐가 많다...
인증서 콜렉터, 닥토브
벽면 한 줄을 가득 채운 인증서
앞서 말한 EWG green 이외에도 인증서가 수두룩하다. 프랑스 비건 단체 EVE 비건 인증에, 독일 더마 테스트, 항산화 테스트, 피부임상시험센터에서 민감성 피부 인체 적용 실험도 받았다.
인증서가 많으면 많을 수록 좋아보이지만, 딱히 그렇지만도 않다. 왜냐면, 인증서 자체가 한 번 받으면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인증은 일정한 주기로 갱신해야 한다. 그리고 성분 하나 바뀌거나 용량이 달라져도 다시 받아야 한다.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인증서를 받는 이유 있다. 처음 화장품 고를 때 우리는 어떻게 고르나. 성분, 회사, 후기 꼼꼼하게 읽고 산다. 한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도 점차 비슷해지고 있다. 이럴 때 인증서가 있다면, 조금 더 대중에게 어떤 화장품인지 알리기 수월해진다.
친환경과 보존력 사이
비건 인증과 더불어 여러 인증서를 받았으니 화장품을 곧바로 볼까 하다가 소개해도 좋은 걸 발견해서 미리 말하려고 한다. 친환경 종이 상자는 차치하고 화장품 보존 용기가 미묘하게 고급스럽다. 다른 화장품 용기도 고급스럽긴 매한가지인데, 상당히 많은 기초화장품을 써왔다고 생각했는데, 약간 다른 고급스러움이 있다.
돌려서 싹 바를 수 있는 스포이드나 용기 감촉, 그리고 펌프 느낌도 좋았다. 나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사용감이 꽤 훌륭했다. 그리고 선크림은 에어리스 방식을 사용하는데, 안을 진공으로 만들어 끝까지 쓸 수 있게 만들어주면서 최대한 변질을 막아줘 오래 사용해도 처음 뚜껑 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 미묘한 고급스러움이 얼마나 나의 귀차니즘을 극복하게 해줄 지는 모르겠지만, 디테일을 놓치지 않는 모습으로는 확실히 보이더라.
아침 저녁으로 발라보았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근래 몇 개월간 기초 화장품을 바르지 않았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서 피부가 촉촉(?)해 안 발라도 될 것 같았고 무엇보다 귀찮음이 컸다. 처음엔 다시 기초 화장품을, 그것도 다양하게 써봐야 한다는 게 몸을 굼뜨게했다.
내가 사용한 닥토브 화장품은 앰플, 세럼, 로션, 크림, 선크림이다. 토너는 대용량으로 사 놓은 게 있어 그걸 다시 사용하기로 했다. 자기 전, 토너를 바르고 앰플->세럼->로션->크림 순이었다.
바르는 동안 약간의 풀내음? 미미하지만 좋은 향도 나더라. 흡수도 괜찮아 흡수되기까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됐다. 기초 화장품을 다 바르고 곧 이어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다음날. 습관처럼 마른 세수를 하는데, 어라? 피부 감촉이 조금 다르더라. 물론 다른 화장품 써도 다음날 촉감은 다른데, 뭐랄까, 묘하게 좋다라고 할까?
어느새 귀찮음은 저 멀리 사라지고 아침 저녁으로 꼼꼼히 바르기 시작했다. 다 써 본 결과, 추천을 해야하지 않나는 생각이 들었다. 화장품이라 무조건 써봐라 하기는 어렵겠지만, 조심스레 추천하기로 했다.
내가 써본 것들
닥토브는 라인이 잘 갖춰진 제품이라 전 제품을 알려드려야 하지만, 일단 내가 써본 것만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자세한 성분은 제품 상세 이미지를 통해 확인 부탁드리며, 써본 제품 라인에 대한 대략적인 사용감만 전달드리도록 하겠다.
앰플
돌리면 뚜껑이 쏙 올라온다.
정식 명칭은 펩타바이옴 안티옥시던트 사가엑스-프로 비건 앰플이지만, 닥토브 앰플이라 줄여 말하겠다.
초록색 병에 뚜껑을 살짝 돌리면 누르는게 튀어 나오고, 더 돌리면 스포이드가 보인다. 이걸 피부에 바르면 된다. 토너 다음에 바르는 거라 그런지 제형이 살짝 점도가 있는 정도다. 흡수 빠르고 정제수와 함께 비타민나무수가 들어있다. 식물수를 바르는 듯한 느낌이 들며, 본인은 전혀 자극적이지 않았다.
세럼
앰플과 다르게 펌프형이다. 정제수 비중을 낮추고 에델바이스 추출물이 들어갔다. 제형은 앰플 보다 점성이 조금 더 있지만, 그래도 약한편이고 투명하다. 세럼이라 역시나 흡수가 빠르고 조금 다른 미묘한 식물 향이 얕게 난다. 본인은 자극 자체를 느끼지 못했으며, 발림성이 좋더라.
바디 로션
다른 바디 로션들도 얼굴에 발라도 된다라고 되어 있다. 닥토브 바디 로션도 마찬가지지만, 얼굴에 바르는 로션을 몸에도 바르는 느낌이 들게 하는 로션이다. 수레국화 꽃수 87%도 그렇지만, 락토바실러스 발효용해물도 그렇고 성분이 충분히 괜찮아 얼굴에 바르고 있다.
제형은 흔히 보던 로션 제형이고 꾸덕함이 적다. 발림성도 좋아 데일리 로션으로 손색 없다.
크림
제형이 아주 되직하지 않고 적당히 크리미하다. 로션을 바르고 발라도 부담이 없다. 흡수도 꽤 빠르고 끈적거리는 게 없어서 끈적임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 하다. 선크림을 바르지 않는다면, 크림이 최종 단계고 보통 저녁에 전부 다 바르기 때문에 조금 끈적하면 손이 가질 않을텐데 그러지 않아 자연스레 손이 간다.
선크림
외출하기 전 필수품이며, 가장 많이 바뀌는 화장품이 선크림이다. 본인, 사계절 가리지 않고 선크림을 바르다보니 빨리 쓸 뿐더러 자주 바뀐다. 그래서 다양한 제품을 사용해 봤는데, 닥토브 선크림이 본인에게 아주 잘 맞더라.
선크림을 듬뿍 발라줘야 제 기능을 잘 한다는 건 잘 알지만, 너무 많이 바르면 얼굴이 가부키 배우가 되기에 보통은 조금 덜어서 넓게 펴바른다. 닥토브 선크림은 기존에 쓰던 것들에 비하면 조금 더 발라도 문제 없었다. 백탁도 적고 눈시림도 없어서이고 지금도 잘 쓰고 있다.
퀄리티 높은 화장품
지속해서 써본 결과 전반적으로 퀄리티가 좋다는 인식을 받았다. 화장품이 내용물이 중요하지 용기가 뭐가 중요한가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만, 묘하게 디테일하면서 좋은 용기를 보니 또 그렇지만은 않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화장품이라 누구에게나 찰떡같이 맞는 제품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본인이 만족하고 썼다 하더라도 강요할 순 없지만,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본인, 아주 잘 쓰고 있다는 것. 물론 처음에는 귀찮아서 혼났다. 하지만 극복하고 나니 다음날 만져지는 피부가 꽤 보드랍고 좋더라.
성분을 봐도 인증서를 봐도 확실히 시선을 끄는 화장품임은 틀림없다. 그렇다 보니 여러 사람에게 추천드리고 싶다. 저자극이라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되는 분, 많을 거라 본다.
비건 인증에 친환경 포장에 좋은 성분을 담은 닥토브. 써보시길 추천한다.
딴 지 마 켓 검 증 필 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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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닥토브 비건 코스메틱 화장품 기초 라인 | |
제품설명 | 저자극, 비건 인증, 항산화 시험을 완료한 순하고 좋은 기초 화장품 | |
검증단평 | 퍼그맨 | 흡수력이 좋고 밀도가 높아 쫀쫀하고 피부에 착 붙어 끝까지 흡수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
추천대상 | 저자극, 비건 제품을 찾는 분. 기초 라인을 갖추고 싶은 분. | |
비추대상 | 아직 화장품이 많이 남은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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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수 대신 수레국화수를 사용했기 때문에 요즘같은 뜨거운 태양에 자극 받은 피부를 진정시키는데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