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락기
처음 받았을 때, 당연히 액체인 줄 알고 쭉 짜 마시려고 했다. 그런데 예상과는 달리 진한 것이 걸쭉하게 올라왔다. 본능과도 같이 치약 짜듯이 아주 쭉쭉 짜서 입안에 넣고 맛을 음미했다.
‘음, 건강한 맛이군.’
다들 아시다시피 건강한 맛이란 혀에 감기는 맛은 아니지만, 쓰다거나 먹기 괴롭다거나 하는 맛은 아니다. 되려 동의보감에 나올 것 같은 맛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쭉 짜 먹은 다음 물도 안 마실 그런 맛이다.
‘진’하다 ‘진’경옥
묽은 느낌은 적고 된 느낌이 강하다.
꾸덕꾸덕한 식감을 자랑하는 진경옥의 비밀을 물어보았다. 평산네이처는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평온한 말투로 ‘물을 타지 않아서 그렇다.’라고 하였다. 비밀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단순한 답이라 잠시 당황했지만, 생각해보니 물을 타지 않았으니 꾸덕한 게 맞지 싶어 넘어갔다.
정제수, 그러니깐 물을 일부러 넣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진하다는 얘기가 된다. 반대로 정제수를 넣으면 덜 진하게 되면서 양을 늘릴 수 있으니 가격을 그만큼 낮아지게 된다.
진경옥은 그래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제대로 만들기 위한 노력
꾸덕한 식감이 있다고 제대로 만들었다는 말은 될 수 없다. 결과물만큼 만드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거다. 진경옥은 대량 생산이 목적이 아닌...
기사 더보기
조금 더 신중한 결과물을 원하는 평산네이처의 바람 때문에 출시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요구에 맞춰줄 수 있는 곳을 찾았고 ‘120시간 물 중탕’이라는 방식으로 만들어 냈다. 원재료만 수급되면 후딱 만들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시간은 물론이요, 인력까지 많이 들어가는 수고스러운 방식이다.
이해를 돕기위한 사진이다. 실제로 저렇게 놓고 중탕하지 않는다.
중탕도 고전적으로 쓰이는 항아리를 사용한다. 일반 대량 생산 라인에서 볼 수 있는 톤 단위의 철제 중탕기가 아니다. 옹기를 이용한 중탕기를 이용해서 100도 이하의 열을 고루 퍼지게 만들어 준다. 시간만해도 100시간이 넘게 중탕하기 때문에 열을 고루 전달하려면, 중탕기 항아리 자체가 대형화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일정 크기의 항아리를 사용한다.
고전적인 방법을 쓰다 보니 대량 생산은 언감생심이다. 한 번 생산할 때 300kg, 세트 기준으로는 660세트 정도만 만들 수 있다.
신경 쓴 원재료
원재료가 중요하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 진경옥 원재료 선정에 대해 궁금했다. 평산네이처의 답은 이렇다.
“진경옥은 무작정 비싼 것만 넣어 만든 것이 아닌, 원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만들었습니다.”
더 자세히 물어보니, 오랫동안 원료 업체들과 미팅을 가지고 업체마다 각기 다른 정보를 얻었을 땐 논문을 뒤져가며 배합을 서서히 완성했다고 한다.
100시간 중탕에 맞는 원재료를 찾는 것도 일이었다. 기존에 이미 쪄서 만들어진 홍삼과 흑삼 보다는 인삼을 중탕하는 것이 진경옥에 더 맞았다. 생지황도 마찬가지다. 중탕을 오랜 시간 하기 때문에 찌는 것과 진배없는 진함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알타이 공화국이라고 하니 조금 생소할지 모르겠지만, 러시아 내에서도 알타이 공화국 녹용은 다른 러시아 지역의 녹각보다 우수하다고 알려져 있다. 동류의 다른 제품과의 차이점도 바로 이 녹용에 있다. 왜냐하면 본래의 레시피에는 녹용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녹용이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구매하기 전에 고려하고 사시는 게 좋다.
쭉 살펴보니 손이 간다.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알아보고 하니 진경옥에 손이 간다. 처음엔 뜯는 부분이 잘 안 뜯어져 속상했지만, 이제는 쫙 뜯을 수 있을 만큼 단련이 되었다. 자꾸 손이 가서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치약보다 더 쭉쭉 짜서 입에 물고 쪽쪽 빨아먹다 보니 처음 맛보았을 때의 ‘건강한 맛’보다는 확실히 맛있어졌다. 좋다는 재료가 들어가 있어서 그렇게 느껴지는 것 아닌가 한다.
매일 두 포씩 뜯어 쭉쭉 짜 먹었다. 마신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꾸덕한 식감이라 내용물이 남을까 최선을 다하게 된다.
평소 관심이 있던 사람이라면 이 식감과 맛, 진한 진경옥을 추천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