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 근육병아리
참된 생선, 참치. 듣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그 이름. 슬러시를 머금은 듯 차갑다가, 입안에 와르르 녹진함을 쏟아부어버리는 바닷속 미슐랭 쓰리스타.
그렇다. 참치는 진정 맛있는 것이다. 참치의 맛은 어렵지 않고 극명하다. 미스터 초밥왕도, 고독한 미식가도, 노량진 뒷골목을 배회하는 길고양이들마저도 다 안다.
시뻘건게 존나게 맛있다는 것을.
허나, 비싸다. 정말 오지게도 비싸다. 엔간한 소고기 두 뺨을 야무지게 후려친다. 그래봤자 생선이거늘, 도도하기 짝이 없다. 아버지는 말씀하셨다. 참치 사주는 사람을 조심하라고. 그냥 사줄 리가 없다고.
참치 깨나 먹어본 분이라면 알 것이다. 좋은 참치를 먹으려면 신사임당 두 분 정도는 모셔야 한다. 적어도 5~6만 원대의 '실장스페셜' 코스정도는 주문해야 제대로 된 살점을 간신히 맛볼 수 있다.
잘 생각해보시라. 혹시 뭔가 싱거운 맛에 애꿎은 양반김만 조지고 오지 않았는가.
사실, 저가 무한리필코스에서 당신이 먹은 것은 참치가 아니다. 눈다랑어, 황다랑어, 황새치 등등...
비교적 저렴한 횟감들이다. 물론 걔들도 같은 '농어목 고등어과 다랑어족' 집안 출신의 준수한 녀석들이지만, 그래도 당신이 탐하던 그 녹진한 맛을 채워주기엔 역부족이다.
진정 참치라는 이름에 걸맞은, 참치중의 참치는 혼(本)마구로. 즉, 참다랑어 되시겠다.
근본있는 '찐' 참치를 찾아서
강원도 속초시의 평화로운 해변 마을. 한적한 길가를 따라 걷다 보면 뜬금없이 참치 매장이 나온다. 참다랑어를 전문으로 유통하는 '서림참치' 다.
서림 참치 유태용 대표는 경기도 광주에서 참치집을 운영했다. 닷찌안에서 직접 칼을 잡고 손님을 맞았다. 맞다. 우리가 참치 먹으러 가서 그토록 눈 마주치기 원하는 '실장님'이었던 것이다.
예전에는 온라인 의류사업을 했었어요. 사업을 하다보면 접대할 일도 받을일도 많잖아요? 전국에 잘한다는 참치집은 거의 다녀본 것 같아요. 제가 원래 참치를 정말 좋아하거든요. 자연스레 참치를 사업적으로 접근하게 되었죠. 그때만 해도, 참치 소매시장의 성장가능성이 높았어요. 늦게 시작한 만큼 정말 열심히 배웠죠. 굳은살 숱하게 벗겨냈습니다.
참치덕후장인의 손. 사시미 칼자루 모양으로 깊게 패인 손바닥에서 그의 업력과 덕력이 느껴진다. 대체 이 남자는 왜 속초까지 와서 참치를 썰고 있는 것일까?
장사는 잘되었지만, 항상 회의감이 들었어요. 정확히 말하면 한국의 독특한 참치집문화에 대해서. 참치집은 되게 특이한 업종이에요. 실장하고 유대감이 있어야 좋은 살점을 얻어먹을 수 있다는 편견이 있죠. 일면 사실이기도 하구요. 친하다고 더 주고 팁 줬으니까 더 챙겨주고 그러다 보면, 뭔가 형평성이 어긋나는 지점이 많이 생겨요. 3만 원 코스를 주문한 손님이 5만 원 코스를 주문한 손님보다 더 좋은 부위를 먹고 가게 되는 거죠. 참치는 종류와 부위에 따라 단가 차이가 많이 나거든요. 참치집가면 그게 좀 불만이었어요. 지불한 돈만큼 정당한 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거 아닌가. 제 매장은 그렇게 운영해보려고 했는데, 뿌리 박힌 문화라 바꾸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온라인을 생각했죠. 원래 전문분야이기도 하고. 온라인은 공평하잖아요. 질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할수도 있고요. 이 참다랑어 1번 뱃살 한 블럭이면 3~4분 정도 넉넉히 드실 수 있어요. 참치집에서 1인당 7~8만 원 코스에 제공되는 부위죠.
1인분의 예산으로 4명이 먹을 수 있다. 실장님하고 친하지 않아도. 싸고, 공평하다.
가성비라는 것이 폭발한다, 뱃살 블럭
혹시 스크롤을 내리다가 '해동이나 손질이 어렵고 귀찮지 않을까? 집에 사시미칼도 없고,, 그게 다 돈이지'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나? 맞다. 합리적인 의심이다. 유태용 대표는 응 그거 물어볼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즉석으로 시범을 보인다.
흐르는 물에 블럭을 잘 씻는다. 절단이나 보관 과정에서 생기는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이다.
4% 염도의 미온수에 블럭을 넣고 30초간 닦아 준다. 발색을 좋게하고, 살 안쪽의 불순물을 뽑아내는 과정이다. 대충 해도 삼투압이 알아서 열일해줄 것이니 근심걱정도 같이 닦아내자.
물기를 모조리 닦아낸 블럭을 해동지나 집에 있는 키친타월에 말아 냉장고에 숙성한다. 이 부분은 좀 집중해야 하는데, 해동지 밀착은 반드시 빡시던트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동중 베어 나오는 육즙이 공기와 만나면 박테리아라는 놈이 활개 쳐 비린내가 날 수 있다.
메모하자 빡신래핑. 자 여기까지 왔으면 9부 능선이다. 진정한 참치매니아라면 이 정도의 수고는 웃고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중간중간 사진을 찍어 인스타에 자랑하는 것도 잊지 말자.
기호에 따라 적절하게 숙성된 참치를 꺼낸다. 꼭 사시미칼일 필요는 없다. 집에 가장 잘 드는 칼이면 오케이다. 껍질과 복막을 차례로 제거한다. 위의 과정이 잘 진행되었다면, 수박 썰리듯 스무쓰하게 잘려나갈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같이 참치를 조질 가족과 친구들을 앞에 앉혀놓고 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별거 아닌 작업이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임팩트있는 간지를 뽐낼 수 있다.
가성비 대폭발 참다랑어 스페셜 한 접시 완성.
칼맛의 비밀, 뱃살 슬라이스
만약 당신이 위의 과정을 보며 '아우 그냥 참치캔이나 먹으련다'라고 되뇌는 귀차니즘 혼술족이라면, 혹은 집에 칼도 도마도 놓지 않는 미니멀리즘 1인 가구 가장이라면, 또 기가 막힌 방법이 있다. 뱃살 슬라이스다.
모든 생선이 그러하듯, 참치는 특히 온도에 예민한 횟감이다. 더구나 택배 상자에 담겨 오직 드라이아이스에 의지해 당신의 식탁까지 옮겨가야 하는 이 참치 슬라이스를 개발할 때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유태용 대표는 그 답을 칼에서 찾았다.
집에서 해동, 숙성과정이 여의치 않은 고객을 위해 슬라이스 상품을 시도했어요. 처음에는 작업장에서 해동을 시켜서 슬라이스를 한 다음에 급랭을 시켜 보냈어요. 그런데 하루 지나서 고객이 받아 봤을 때는 이미 맛이가 있는 거죠. 보낼 때 박스 온도를 -70도에 맞춰서 패킹을 하는데, 12시간이 지나면 온도가 반 정도로 올라가요. 도착할 때쯤엔 잘해봐야 -4도 정도. 이동 중에 과숙성이 되어서 떡이 되는 거죠. 슬라이스는 포기해야 하나... 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티비를 보는데 '생활의 달인'에 칼 장인이 나오는 겁니다. 저거다 싶었죠. 저 사람이랑 이야기를 해보면 뭔가 답이 나오겠다 싶어서 그날로 그 칼 기능장이 있다는 증평으로 달려갔어요. 냉동상태의 참치를 썰어 낼 수 있는 칼을 만들어달라. 그게 이 칼이에요.
냉동상태의 참치를 슬라이스로 썰어낼 수 있다면, 이동 중에도 과숙성되지 않고 배송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 회칼은 힘을 받지 못해 꽝꽝 언 참치의 살을 베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장인이 만들어준 칼은 달랐다. 아름답게 썰려나갔다. 폭염의 택배차량에서도 슬라이스 된 참치는 육즙을 보존할 수 있었다.
해동도 숙성도 필요 없을 무다. 타이밍만 잘 재면 된다. 귀가하자마자 냉동실에 있던 슬라이스 팩을 퇴근길에 사 온 세계맥주 4캔과 함께 냉장실로 옮기기만 하면 된다. 3시간. 3시간 후가 골든타임이다. 덩달아 차가워진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킨 후 녹진한 뱃살을 우물우물 씹어보자. 녹진한 참치 기름이 온몸 신경 뉴런에 퍼저나가면, 앞으로 동네 참치집을 가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심각한 고민에 빠질 것이다.
딴 지 마 켓 검 증 필 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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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서림참치 | |
제품설명 | 고품질 참다랑어 뱃살의 눅진한 맛을 집에서도 즐기실 수 있도록 특별 주문 제작한 칼로 슬라이스해 배송하는 참치 | |
검증단평 | 락기 | 먹어본 참치 중 상급의 맛. 집에서 먹으면 그곳이 참치집이다. 장인의 손맛은 덤. |
퍼그맨 | 맛이 변하는 걸 방지하기 위해 냉동 상태로 썰어낼 수 있는 칼을 주문 제작했다는 데서 진정성이 보인다. | |
잘은모름 | 아, 이래서 참치를 회로 먹는구나 싶었다. 비주얼이 좋은 것은 물론이고 고급스런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느껴진다. | |
추천대상 | 참치회 잘 먹는 분 | |
비추대상 | 회를 못 드시는 분 |
#참치회 #냉동 참치회
참치회는 부위와 어종에 따라 가격이 천차 만별입니다.
200~300g은 한분이 드시기 적당한 양입니다.
상세페이지를 꼼꼼히 확인하시고 입맛에 맞으시는 제품 구매하시어 맛나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번호 | 제목 | 별점 | 글쓴이 | 날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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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 맛있었어요 그런데.. [2] | 가으니 | 2024-10-09 |
61 | 정말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 Whoo | 2024-09-19 |
60 | 잘먹었습니다. [1] | 세부조아 | 2024-08-22 |
59 | 맛있어요! [1] | 물코 | 2024-05-07 |
58 | 굿~~~^^ [1] | 부재를기억해 | 2024-05-06 |
57 |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1] | Whoo | 2024-04-27 |
56 | 눈꽃뱃살 [1] | 문키멍쿠 | 2024-04-16 |
55 | 매우 맛있게 잘 먹었어요 [1] | 개딸들응원하자나 | 2024-04-04 |
54 | 마시뜸 [1] | acritas | 2024-04-04 |
53 | 고소하고 입에서 사르르 녹아요. [1] | 멜멜 | 2024-04-04 |
번호 | 처리상태 | 구분 | 제목 | 글쓴이 | 날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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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 상품 | 잘받았습니다. 가격 문의드립니다. [1] | 아킬레스건 | 2024-1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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