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일주일 먹고 설레발 친다 할지 모르겠네요.

제가 똥에 할 얘기가 많은 사람입니다.

이십대 중반에 이쁜 똥 싸는게 제 삶의  목표라고 여친에게 장문의 이메일을 쓸 정도로

질지도 되지도 않은,  한방에 쑥 빠지는 이쁜 똥이 그 당시 인생의 모토였습니다.

각설하고 딱 일주일 먹었습니다. 저는 변비가 아니라  설사로 1년을 고생했습니다.  정확히 1년 2개월 이네요

과민성 대장 증후군(만성 대장 증후군) 진단 받고 별짓 다 했습니다. 찬물,찬 음료를 좋아하고 맥주는 킬러수준이었죠.

기본, 오백 10개 먹고 2차 갈 정도로 맥주 좋아했습니다. 근데 마흔살 한해 넘기고 주변 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여름 장염이 좋아질 기미없이 1년넘게 설사를 했습니다. 뭘 먹기만 하면 20분 안에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복통과 함께

검은 설사를 주르륵 했습니다. 인스턴트 .밀가루, 커피, 우유 다 끊없지만 ... 효과 별로 없고,,사실. 그게 완전히 끊어지지는 않쵸.

지사제 먹어가며 술 마시고 담배 폈습니다. 커피는 완전히 끊었고요.  주변에서 장에 유익균, 유산균이 다 죽어서 그런다고

프로바이오틱스  여기꺼, 저기꺼 먹어봤습니다.설탕대신 프락토 올리고당 먹고

술, 담배, 커피, 음료. 라면.. 다 끊고 한달을 보내도 조금 좋아지나 싶다가

질질 설사만 했습니다. 출근길, 퇴근길은 지하철 역사에 화장실이라도 있는데. 어디 여행이라도 갈라치면 지사제 두알씩

먹고 다녔습니다. 매일 세번이상 쏟아지는 설사에 어느땐 목이 타도 물을 안 마셨습니다. 시골 어머니가 보내준 매실액기스만도

2리터 피티병으로 세병째,  매일 마셨는데도 차도가 없더군요.

그런데... 이거 먹고 첫날부터 뭔가 느낌이 왔습니다. 관약근에 쏟아지는 느낌이 아니라 밀어내는 느낌이 왔습니다.

그리고 요 며칠 누런 황금색에 그 형태를 가진 놈이 나오기 시작했고  오늘, 변기에 누런 구렁이 한마리를 풀어 놓았습니다.

사진 찍어서 보여줘야 하나 싶은 정도로 좋습니다. 사무실 직원들에게 축하 인사 받았습니다.

제가 덜컥 주문하고  회사에 전화 했었죠..  다들 변비때문에 먹는 것 같은데 나는  설사다. 만성 설사인데 괜찮겠냐고........

오늘은 커피 마셨는데도 괜찮습니다.  밀크 들어간 커피는 세모금 넘기면 아랫배 통증오며 화장실 뛰어 갔거든요..

감사합니다.  효과가 사라진다 해도, 1년만에  제대로 모양 갖춘 똥을 쌌네요. 정말 장기능 망가지고 암이라도 걸리나 싶어

무서웠거든요.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