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후추
‘일 잘하네.’
성남시장 시절부터 경기지사까지 이재명의 행정력을 보며 했던 생각이다.
정치인 이재명이 보여준 여러 성과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불법 점거된 계곡들을 도민들에게 돌려줬던 사례가 기억에 남는다. 실제 정책의 성과를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외갓집에 가려면 반드시 지나야 하는 계곡이 있었다. 폭이 상당하고 맑은 물이 시원하게 흐르는 곳이었는데, 보기 흉한 방갈로와 그늘막, 뻘건 테이블들이 계곡을 뒤덮고 있었다.
불법 점거는 미관만 해치는 게 아니었다. 시설 이용 비용과 음식값은 얼마나 비싼지. 사람들도 폭리를 취한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극성수기를 제외하면 이용하는 사람들도 별로 없었다.
계곡이 개인의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자리를 차지하고 장사를 하고 있는 건지 의아했다.
어느날 경기도에서 불법 점거된 계곡을 도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도민들에게 자연 그대로의 계곡을 돌려주겠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그곳에서 생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상인들에게는 생사가 걸린 문제로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단순한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니었다. 이재명은 협상을 위해 직접 상인들을 만났다. 상인들의 반발하는 목소리를 충분히 들어주면서, 정책의 취지와 당위성을 밝히며 설득했다. 합리적인 제안은 즉시 수용하거나 검토를 지시했다. 그렇게 상인들의 자진 철거가 이뤄졌다.
그렇게 다시 만난 계곡은 어땠을까? 불법 건축물들이 깔끔하게 치워져 있었다. 정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됐다. 정치 효능감을 제대로 맛본 순간이었다.
‘유능한 행정가’.
내게 이재명은 그런 이미지였다.
그러나 내가 가진 이재명에 대한 생각과 달리, 어떤 사람들에게 이재명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소비되고 있더라.
‘전과 4범, 형수 욕설, 패륜, 조폭 연루, 대장동 비리…’
이재명에 대한 이미지는 단순한 불호를 넘어 혐오의 대상이 되었고 어느새 그들의 ‘악마’가 돼있었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주목받는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언론과 커뮤니티에 오르내리기 마련이지만 이재명에 대한 악마화는 선을 넘었다.
친구 하나는 20대 대선에서 이재명이 싫어서 윤석열을 뽑았다고 했다. 피해를 본 것도, 특별한 이유도 없었다. 전후 사정은 궁금하지 않아 보였다. 그저 언론과 커뮤니티에서 소비되는 대로 보고 싶은 부분만 본 것이다.
기득권과 타협 없이 맞서 싸워온 이재명을 밟아 죽이기 위해 언론은 최선을 다했다. 이미 해명이 되었거나 근거도 없는 루머들을 끊임없이 들먹이며 물어뜯었다. 진실을 중요하지 않았다. 이재명을 가만히 뒀다간 자신들이 누려온 것들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그렇게 누군가는 진실을 숨기고 왜곡하여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려고 한다. 그렇다면 누군가는 진실을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알리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아는 이재명,
우리가 모르는 이재명,
우리가 애써 외면한 이재명,
오해와 편견 없이 이재명을 바로 알기 위해 박시백 화백이 펜을 들었다.
박시백 화백의 신작 <이재명의 길>을 만나보자.
박시백 화백은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박시백의 일제강점사 35년> 등의 만화를 그려왔다.
주로 역사를 다뤄왔던 작가로 ‘이재명의 길’을 집필하기 전, 해방 후 현대사를 다룬 만화를 그릴 계획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출판사의 권유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이야기를 그려보면 어떻겠냐고 제안받고 이를 수락한다.
2027년 21대 대선에 맞춰 책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그사이 12.3 비상계엄이라는 만화 같은 일이 일어났다. 탄핵안이 가결되고 윤석열이 파면되기까지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릴 줄 모르고 작가는 금세 조기 대선이 치러질 거라고 생각하며 집필을 멈추기로 한다. 그러나 이재명에 대한 멈추지 않는 혐오와 반대를 목도하고 마음을 바꾼다. 일대기 전체를 다룰 수 없더라도, 이재명이 걸어온 길을 소개하며 그에게 따라붙는 주요한 오해들을 해명하는 데만 해도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이재명의 길’은 세상에 나오게 된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이재명의 어린 시절부터,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들어가고 변호사가 되는 과정. 정치 입문과 성남시장 시절부터 경기지사 때까지의 업적들. 대선 패배와 피습 사건, 12.3 계엄에 관한 이야기도 짧게 담겨있다. 또한 그에게 항상 따라붙는 꼬리표인 ‘전과 4범’ ‘형수 욕설’ 등 주요 사건에 대한 해명을 위해 전후 사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책은 쉽게 읽혔다. 담백하고 사실적인 그림체가 이해를 도왔으며, ‘철저히 사실에 입각한다’는 박시백 화백의 원칙 아래 주요 사건들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었다. ‘그들의 악마’ 이재명이 걸어온 고난의 길을 알기에 중간중간 울컥하기도 했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이 이재명에 대한 오해를 벗기고 진실을 알리며, 나아가 주변을 설득할 수 있는 도구로 쓰이면 좋겠다고 했다. 저자와 같은 마음이지만 이 책 한 권이 뿌리 깊은 이재명 악마화 프레임을 거둬낼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이재명에 대한 기득권에 공격은 계속될 것이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볼 것이다. 남들을 설득하겠다는 거창한 이유보다 적어도 나부터 이재명을 바로 알자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다른 분들도 그랬으면 하는 바람이다.
딴 지 마 켓 검 증 필 증 | ||
---|---|---|
상품명 | 이재명의 길 | |
제품설명 | 오해와 편견 없이 그려낸 | |
검증단평 | 락기 | 몰랐던 내용이 많았다. 내가 모르던 이재명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추천대상 | 이재명을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알고 싶은 사람. | |
비추대상 | 이재명이 그냥 싫은 사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