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퍼그맨
2017년 3월 10일. 역사적인 날... 딴지 편집부도 일을 잠시 멈추고 헌법 재판소 생중계를 보고 있었을 시각, 나는 홀로 완도를 향해 운전 중이었다.
전복 양식부터 가공, 배송까지 다 하는 전복장 업체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처럼 검증을 위해 간 것이었다.
선고 일자 발표 전에 잡힌 취재일이라 연기하기도 그렇고 이런 날 바닷바람 맞으며 우주의 기운을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다녀왔는데
정말로 전복 양식부터
가공
포장
판매까지 다 하는 걸 보고 만족스럽게 돌아왔드랬다. 그렇게 입점한지도 어언 5년이 되어간다.
수년동안 이 업체도 꾸준히 제품 개발을 한 끝에 전복장 뿐만 아니라 곰피짱, 톳짱, 황칠나무 새순짱에 문어장으로 다양화되었을 뿐 아니라 캔 제품까지 개발하는 등 여러 모로 노력을 해왔다.
그런데 이제는 캔제품도 모자라 즉석 전복버터구이 제품까지 만들어 보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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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가정집 옆에 가건물을 세워 작업장으로 쓰던 업체가 이렇게까지 제품 개발을 해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었다.
작았던 작업장은 어느새 이렇게 커졌다.
직접 운영하는 양식장에서 막 잡아온 꼬물꼬물 살아움직이는 전복을 기본으로
꼬물꼬물 살아 움직이는 전복을 잘 세척하고
그늘에서 건조한 황칠나무(보길도에서 자란 것들) 잎사귀 위에 올려놓고 찐 다음,
황금색을 입은 전복을 오븐에 넣고 굽는다.
구워진 전복을 파프리카와 치즈 버섯과 버터를 넣고 한 번 더 조리해 완성한다.
냉동 상태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2분 정도 돌리고
흔들어주기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치즈에 버터까지 들어갔지만 생각보다 느끼하지 않은 고소함, 그것이 작은 전복의 쫄깃함과 잘 어우러진다.
항아리속바다와의 첫만남을 떠올려본다. 전복장을 입점하면서, 우리나라는 해산물 소비가 많은 편임에도 이를 활용한 반찬 수가 적은 현실을 말하며 이 업체의 행보를 반가워했었던 기억이 난다.
어느덧 그 행보는 전자렌지 2분의 즉석 조리 식품을 만들어내는 데 이르른 데다 맛까지 이렇게 만족스럽게 완성해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이 제품에 좋은 반응이 뒤따라 우리 어촌에서 더 다양한 해산물 제품을 고민할 수 있도록 좋은 바람이 일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