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퍼그맨
변기에는 파란물
변기는 아마 사람들 입에 가장 많이 오르는 세균 거주지일 것이다. 뭐에 세균 많더라는 기사가 나올 때마다 '변기의 몇 배' 같은 표현이 지겹도록 등장하지 않던가.
그래서 따로 살균, 세정을 위한 제품들이 나오기도 하였으니,
바로, 이렇게 물을 파랗게 만들어주는 물건되겠다. 흔히들 쓰는 하키퍽 모양의 청X린은 물론, 변기 측면에 거는 형태, 용기 채로 변기 물통에 넣어 조금씩 세척액을 배출해주는 형태 등으로 다양해지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변기 못지 않게 세균이 잘 생기는 곳이 있으니
바로, 음식물 쓰레기가 밥 먹듯(말 그대로 밥 먹듯) 쌓이는 싱크대다.
O크린을 싱크대에도?
햇빛이 잘 들고 환기도 비교적 잘 되는 데도 불구하고 곰팡이가 잘 생기는 공간이 있다. 싱크대다.
그래서 이 제품의 입점 문의가 들어오자마자 줄 서 있는 다른 제품들을 제끼고 제일 먼저 사용해봤다.
기존 배수구 뚜껑 대신 놓고 물을 변기 세정제와 같은 파란 물이 나오면서 배수구를 씻어준다.
테두리 공간에 들어있는 알갱이들이 세정제를 머금고 있다가 여기 물이 지나가면 녹아나오는 구조다. 변기처럼 탱크가 따로 있지 않아서 세정제를 따로 풀어두기 힘든 구조를 영리하게 극복했다.
청소를 줄여주는 편리함
아쉬운 면도 있다. 생각보다 교체 주기가 빨랐다. 이건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데 나의 경우 설거지 때 물을 많이 쓰는 편이기 때문에(부끄럽다) 세정 성분이 빨리 소모된 면이 있는 것 같다.
사용 주기에 대한 문제를 파악했는지, 3개 1세트로 팔고 있음.
크기도 아쉽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의 싱크대에는 살짝 작은데, 사이즈 선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계속 이렇게 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생산 비용이 그대로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입장에서 이런 부분을 단점으로 지적하긴 좀 애매하다. 구멍에 조금 안 맞는 불편함을 돈 더 얹어주고라도 없애고 싶은가 물어보면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귀찮은 배수구 청소는 확실히 횟수가 줄어든다.
더 개선되길 기대하며
인공지능이 바둑으로 사람을 이기고, 주식 투자를 대신하고, 머지 않아 운전도 다 해줄 거라는 시대지만 청소는 사람이 해야 한다. 더 편리한 청소기, 세탁기/건조기, 식기 세척기가 나와도 결국은 사람 손을 거칠 것이다.
이걸 쓴다고 변기 청소, 싱크대 배수구 청소에서 해방되는 것은 아니겠다. 하지만 싱크대를 4번 청소할 거, 3번으로 줄여주기만 해도 이 제품은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기존 BAS 제품들처럼 개선을 거듭하며 3번의 청소가 2번이 되고 1번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