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퍼그맨
탈모인이라고 자꾸 이런 거만 시킨다
아직 대머리는 아니다. 그저 머리숱이 줄고 있고 친가, 외가 어르신들을 보고 자신의 운명을 일찌감치 예감했을 뿐이다. 그런데 자꾸 샴푸 검증을 시킨다. 가장 좋은 검증자라나?
어쨌든 그렇게 23 헤어로스 샴푸의 사용에 들어가게 되었다.

의외로 부드러운 사용감
빅그린 23하면 유해 성분을 싹 뺀 샴푸라는 이미지다. 딴지마켓을 오래 이용해온 분들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반대로 그만큼 기존 샴푸들이 유해 성분을 써서라도 만들어온 효과-찰랑거린다든가, 광이 난다든가, 빗을 때 부드러운 느낌이라든가-는 덜하다는 이미지도 있었다.
하지만 헤어로스 샴푸는 달랐다. 감고 나서 머리를 손가락으로 쓸어넘길 때 기존 23 샴푸보다 부드럽게 넘어간다. 빗질할 때도 머리카락 사이로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가는 감각을 손끝으로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부드러운 정도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머릿결도 사람 수만큼 다양하다보니.) 이제 빅그린 쓰면 두피에는 좋은데 머리카락은 뻣뻣하더란 후기는 옛말이 될 듯.

배수구 망에 걸린 머리카락의 양을 보자
헤어로스 샴푸라는 이름으로 나오는 제품을 검증할 때마다 기준이 되는 부분이다. 탈모는 유전이고 샴푸로 치료될 수 없다는 건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 그래서 머리숱 느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감을 때 얼만큼 덜 빠져있는가만 보면 될 일이다.
사실 빅그린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헤어로스 제품을 쓰고 있는 본 검증자라서 사용 전후를 비교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상황이었다. 때문에 역으로, 이 제품을 쓰고나서 샴푸 중 빠지는 양이 늘어나거나 하는지를 보았다. 만약, 빠지는 양이 늘어난다면 이름 값 못 하는 제품이란 얘기일 터...
결과는? 시중에 제 이름값 해낸다는 헤어로스 샴푸를 쓰고 계시다면 빅그린 제품으로 바꾸는 걸 두려워할 필요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큰 변화 없이 만족스럽게 쓸 수 있었다.

감고 나서 이 정도 빠지면 선방한 거다;;;
대중적인 향
이건 헤어로스라는 이름과는 상관 없는 부분이지만 빅그린 특유의 허브향(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데 이게 싫다는 사람도 있더라)을 상상했는데 레몬 계열 향이 나는 것도 새로웠다. 더 대중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제품일지도 모르겠단 기대를 조심스럽게 해본다.

피부가 누리끼리 해서 표현이 잘 안 되고 있지만 반투명에 레몬빛이 연하게 돈다.
약이 될 수 없다 하더라도 좋은 샴푸는 쓰고 볼 일
한때 탈모 방지가 된다는 과대광고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식약처가 샴푸에 의약외품 허가를 빼고 전부 일반화장품 취급하는 것으로 정책을 변경한다는 소식이 들렸다. 여러분들이 이 검증기를 읽을 때는 또 어떻게 제도나 인식이 바뀌어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뭐가 중요하겠는가. 이미 줄어드는 머리숱 때문에 고민해본 사람들은 관련 지식 풍부하다. 샴푸가 약이 될 수 없다는 사실, 새삼스러운 정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관리를 포기할 수는 없는 거 아닌가.
머리는 매일 감는다. 아무리 게으른 사람이라도 머리만 꾸준히 감는다면 1일 1회 관리를 겸해 탈모 진행을 늦출 수 있는 대중적 수단이 바로 머리감기다.

그래서 본 검증자는 덜 빠지게 잘 감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 모든 탈모인들을 위해 여기, 기록을 남기련다.
빅그린 23 헤어로스 샴푸는 위로가 되었다!
라고.
-서울시 서대문구 충정로에서,
슬슬 약 먹을 시기를 맞이한 탈모인 하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