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퍼그맨

여름철만 되면 으레 올라오는 기사가 있다. 이런 거...

출처 - 딴지마켓

그래서 최대한 전통을 지켜 비슷한 기사를 써봤다.

그런데 너무 몰입을 했기 때문일까? 평소 미숫가루를 즐겨 타 주는 어머니가 생각났다. 

'이 정도 폭발력이라면... 이제 미숫가루를 타주지 말라고 말씀 드려야 하나?' 

사실 고민할 정도의 문제는 아니다. 사실 이미 저 전통적 기사를 흉내낸 장난질, 아니, 풍자에도 네티즌 반응의 형식을 빌려 써놨듯 소형 냉장고만 있으면 여러 모로 도움이 되기 때문. 

사실 모비쿨은 본사가 스웨덴에 있댄다. 

정식 수입업체로부터 벙커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면 샘플을 받아보는 거는 꿈도 못 꿨을 것이다. 

"우리가 당신들에게 '모비쿨'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드릴 수 있습니다." 

나는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곧 미팅을 잡았고 성능 확인을 위한 샘플을 받아볼 수가 있었다. 

기본 아이스박스 형태에 뚜껑에 냉각장치가 있는 구조. 여타 차량용 냉장고는 냉각성능이 괜찮다 싶으면 요란한 장치가, 휴대가 편하다 싶으면 형편 없는 장치가 달려있는 반면, 이 제품들은 유럽 사람들 취향에 맞게 효율을 추구한 구조랄까? 

콤프레셔가 없었다. 즉, 프레온 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 소음도 적다는 얘기.

 이런 구조라면 경쟁 제품에 비해 수납 공간을 확보하기 유리하다. 미숫가루는 물론 그에 준하는 폭발력을 가진 탄산 음료 역시 상당한 양을 보관할 수 있을 것이었다. 뚜겅이 분리가 되니 수리도 편하리라 짐작할 수 있었다.

특히 아이스박스에 가까운 디자인은 자동차 시동을 꺼놨을 때도 온도를 유지할 수가 있도록 한 사용자 배려라 하겠다. 

"좋았어! 이거라면 안전하게 미숫가루를 마실 수 있겠어."

하지만 기쁨도 잠시... 

"총수님 사용해보시라고 하나 드리자." 

너부리 편집장님의 말이었다. '에어컨 기능이 좋을 리 없는 차'를 몰고 다니시며 누구보다 미숫가루 테러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김어준 총수님을 향한 충심의 발로였다. 그리고 이 말은 편집부 모두의 이목이 모비쿨 제품들에게 쏠리도록 만든다. 바야흐로 대 샘플 쟁탈전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전쟁은... 총수님이 (연공 서열에 의해) 무려 두 개의 모델을 차지하는 대승을 거두며 끝이 났다. 

'어차피 총수님의 차는 더위에 미숫가루가 폭발한다해도 평상시와 뭐가 달라졌는지 알 수 없을 상태잖아요!'

총수님 차에서 욕보고 있는 모비쿨 차량용 냉장고...

그런 항의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나 퍼그맨은 딴지그룹의 일개 말단 사원일 따름이었다. 때문에 안타깝게도, 이 글은 총수님께 올리는 보고서에 자료로 활용되는 선에서 끝날 것 같다. 

보고를 위해 정리한 모비쿨 차량용 냉장고의 특장점은 다음과 같다. 

물론, 이것은 차량용 냉장고다. 가정용 대형 냉장고처럼 살얼음이 생길 정도의 냉장 성능을 기대하긴 힘들 것이다. 그런 분들은 소음과 프레온 가스가 자동차 실내에 차오르는 걸 감수하고 콤프레셔가 들어간 고가의 소형 냉장고를 구매하시면 되겠다. 반면 적은 소음과 휴대성을 중시하는 분이시라면 단연 선택은 '모비쿨'이다. 노트북 켜놨을 때 팬 돌아가는 딱 그 정도 소리가 난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하다. 

이상 딴지그룹 김어준 총수가 2개나 쓰고 있는 '모비쿨 차량용 냉장고'에 대한 보고였다. 이 글은 여기서 마치겠지만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음을 밝혀둔다. 기필코 모비쿨 차량용 냉장고 샘플을 하나 확보해 나와 내 주변인들을 미숫가루 폭발의 공포로부터 해방시키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