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퍼그맨
3월 10일. 역사적인 날... 딴지 편집부도 일을 잠시 멈추고 헌법 재판소 생중계를 보고 있었을 시각, 나는 혼자 완도로 향했다.
전복 양식부터 가공, 배송까지 다 하는 전복장 업체가 있다고 해서 언제나처럼 검증을 위해 간 것이었다.
그런데 이 업체... 전복장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바다풀(곰피와 톳)과 황칠나무 새순으로도 장아찌도 만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전복처럼 직접 양식하고 기른 채소들로 말이다.
양식장에 도착해 전복 취재하는 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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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중인 곰피도 촬영을 했다.
황칠나무 새순이 자라는 모습을 보려면 완도에서 배를 타고 보길도로 한 번 더 이동해야 한다.
자생 황칠나무도 많지만
따로 심어놓은 어린 나무들도 눈에 띄었다.
황칠나무의 여러 잎사귀 중에 작고 어린 잎을 써야 제 맛이 난다고 한다.
이런 새순을 잘 데쳐서 간장 소스에 담그면
황가네 특제 황칠나무 새순짱이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해산물 소비가 많은 편임에도 이를 활용한 반찬 수는 적은 편인 게 현실. 그래서 항아리속바다는 직접 양식하는 바다 먹거리들로 반찬을 만들고 있단다.
황칠전복장과 같은 육수를 쓰는 것이냐고 물어보니
몇 가지 재료는 다르다고 했다.
만드는데 2~3일 걸리는 육수를 여러 버전으로 만드는 데다
포장에 발송까지 직접 하니 꽤나 손이 많이 갈 것 같다.
전복장 취재 때 덩달아 만드는 과정을 확인하였으나 역시 맛을 보지 않고 입점을 결정할 수는 없는 법.
먼저 곰피짱이다. 미역에 구멍 숭숭 뚫어놓은 것처럼 생긴 곰피, 그러나 미역과 확연히 구분되는 쫄깃한 식감을 가졌다. 간장 육수의 짭짤함에 항아리속바다만의 육수재료들 맛이 살짝 난다. 약간 새콤한 맛도 있어 식욕이 마구 샘솟는 느낌.
다음 톳짱은 미역처럼 넓적한 형태가 아니라 줄기식물 끝에 작은 봉우리가 달린 거 마냥 생겼으므로 톡톡 하고 씹히는 식감이 느껴진다. 곰피짱과 같은 육수를 사용하므로 두 제품의 차이는 톳과 곰피가 가지는 식감과 맛, 영양소의 차이라고 봐주시면 되겠다.
끝으로 인터넷 쇼핑몰이 식물로 된 반찬을 팔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딴지마켓에도 여러 육류에 비해 식물성 제품이 많지 않은 현실이다. 때문에 마켓 이용자분들의 선택지를 늘리는 차원에서라도 해초 장아찌의 입점이 필요하단생각이 들었다.
한 가지 주의할 사항, 이건 그냥 먹어도 짭조롬한 해초와 황칠 새순으로 담근 장아찌들이다. 짠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분들은 주문할 때 이 점 꼭 염두에 두셔야 할 듯하다.
그럼, 이름만 봐도 웬지 짱먹을 거 같은 톳짱, 곰피짱 그리고 새순짱과 함께 더욱 풍부해질 여러분들의 밥상을 기대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