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 생물학의 원조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지>를 소개합니다.
이번에 출간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지>는 세계 최초의 동물 백과사전이라 할 만한 방대한 양의 저서로 국내에 번역되지 않아 그간 제대로 접하기 어려웠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본격 생물학을 만날 기회를 마련한 것입니다.
시대의 거장 아리스토텔레스의 평생에 걸친 역작<동물지>를 <플리니우스 박물지>와 함께 소장하여 오랫동안 그 의미를 간직하시면 좋겠습니다.
철학자이자 생물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자연세계를 관찰해 보는 거대한 행보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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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시대의 백과사전을 읽다
플랫 에러(Flat Earth Error)란 말이 있다. '옛날 사람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은 바보들이었다!'하고 현대인들이 오해하는 것을 말한다. 찾아보면 지구가 구형임을 설명한 과거 기록물들이 아주 많음에도 말이다.
오늘 검증한 플리니우스 박물지도 그 기록물 중 하나다. 심지어 세상에 나온지 2000년이 되어가는...
맞다. 이 책은 로마시대 가이우스 플리니우스라는 사람이 쓴 세계 최초의 백과사전이다. 원래 37권으로 되어 있는 책을 한 권으로 축약하여 번역해 현대인들이 읽을 수 있도록 내놓았다.
로마인의 넓은 식견
로마 문명하면 뭐가 생각나시는지? 거대한 땅덩어리?
개인적으로는 시대를 초월한 것처럼 느껴지는 기술력이 떠오른다. 돌 조각들을 하나하나 깔았음에도 상당히 매끄럽고 빈틈 없이 다져져있는 도로, 모 광고에서 황동으로 만들었다고 극찬하던 보일러, 콜로세움으로 유명한 건축 기술에, 사막을 가로질러 만든 수로까지.
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길래 이미 1세기에 이 정도 기술 발전을 이룩했던 걸까?
플리니우스 박물지는 기술에 대한 기록보다는 자연과 예술에 대한 기록이다. (플리니우스가 정치가, 군인인 동시에 자연과학자였음) 그래서 안타깝게도 당대의 기술적 지식을 직접 확인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유럽 대륙부터 아프리카, 아시아 대륙까지 이르는 넓은 지역의 자연물 정보를 수집해놓은 덕에 당시 로마인들의 식견 넓이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아마 이 넓은 식견이 로마제국이 오랫동안 지속되며 발전하는 데 자양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정보가 와전되거나 여러 동물들의 묘사가 한 동물의 것인 양 기록된 부분이 있긴 하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탓에 저자가 모든 동물을 직접 보며 쓴 것이 아니고 각종 진술을 모으는 방식으로 엮었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친절하게 주석을 달아놨다.)
그런데 이런 기록들은 되려 상상의 동물을 창조하는 데 영향을 주기도 했다니 해당 기록들에서도 나름의 재미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것 같다.
옛 기록이지만 의미 있는
옛 일기를 들춰보면 꼭 느끼는 두 가지 감정이 있다.
하나는 지금과는 많이 달라진 생각에 나와 세계의 변화를 실감하는 감정,
또 하나는 시대를 막론하고 통용되는 생각이나 깨달음을 통해 과거로부터 배우는 듯한 감정이다.
플리니우스 박물지 또한 일기를 읽는 것마냥 이 두 가지 감정을 느낄 수 있다.
땅을 4개의 원소 중 하나로 여기며 신성시하는 대목을 보면 대륙이동 원리나 각종 지질학, 화학 등으로 진짜 원소들까지 밝혀낸 현대의 변화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다.
특히 철, 목재, 돌, 불, 곡물들이 땅이 만들어서 우리를 먹여살린다고 서술해놓기도 했는데 이를 보면 로마인들이 왜 수은이나 납을 적극적으로 사용했는지도 이해가 갔다. 물질의 유해성을 밝혀내기 너무 이른 시대이기도 했지만 (20세기 인물인 마리 퀴리도 맨몸으로 라듐 연구를 하지 않았던가) 그런 광물들을 땅의 선물로 생각하고 이를 해롭게 만드는 건 인간들이라는 인식 때문은 아니었을까?
동시에 무분별한 광물 채굴을 경계하는 대목에서는 환경 파괴를 경계하는 앞선 생각도 접할 수 있었다. 2000년 전 사람도 이런 생각을 했는데, 북극이 죄다 녹고 있는 현대의 우린 너무 안일하게 살고 있는 것 아닐까, 새삼 돌아보게 만드는 부분이었다.
넓은 대륙에 걸쳐 살고 있는 다양한 동물들에 대해 의외로 정확하게 서술된 부분이 많은 것도 인상적이다. 여러 대륙에 걸쳐 있어 다양한 문화와 환경에 대한 정보가 수집되어있던 로마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땅도 많았을 것이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지식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했던 시기였을 것이다.
손가락만 까딱해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되려 그 덕에 가짜와 왜곡된 정보도 넘쳐나게 되어버린 이 시대, 알아낸 정보 하나하나를 검증하고, 낯선 것을 마주하는 두근거림으로 탐구하던 과거의 노력을 다시 배울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로마에 대해 잘 모르실 수도 있다. 옛 사람들의 생각을 엿보기엔 삶에 치어 여유가 없으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책은 소재 별로 몇 페이지 분량으로 짧게 정리된 백과인 만큼 짬짬이 관심 있는 부분들을 읽어나가면 된다. 두꺼운 외관에 겁먹으실 필요 없다.
물론 두께에 비례해 책정된 가격은 싸지 않으나, 잊지 말자. 이건 세상에 나온지 2000년이 되어가는 책임을. 짬짬이 펴보는 것만으로 시간여행하는 기분과 함께 모험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옛 서적을 책장에 꽂아두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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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유배를 가게 되면, 한스럽고 한스러워 원통해하는 것 말고는 할 일이 없기 마련이다. 하지만 정치 중심지와 멀찍이 떨어지게 된 지식 덕후들은 붓을 놓지 않는 이상한 집념이 있다. 한국에서 대표적인 사람은 정약전, 정약용 형제인데, 한 사람은 자산어보를 다른 한 사람은 목민심서를 남겼을 정도로 가만히 있질 못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 씨 형제의 오랜 선배라고 볼 수 있다. 그게 너무 오래전인 기원전 4세기라 그렇지. 기원전 4세기, 정치적 사건에 휘말린 아리스토텔레스는 아테네에서 쫓기듯 벗어나 튀르키예 서쪽 레스보스섬에 유배 비슷한 걸 가게 된다.
나 같으면, 휴식을 취할 겸 하루하루 농땡이나 피웠을 건데,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렇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저서를 남기는 게 그들의 유희라고 생각될 정도다. 본래 생명, 동물에 궁금한 점이 많았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포함한 동물에 대해 적기 시작한다.
관찰과 사유를 거듭하여 써낸, 어쩌면 세계 최초의 동물백과사전인 ‘동물지’는 그렇게 탄생했다.
기원전 4세기라는 시대 배경
아리스토텔레스가 살았던 시대를 생각해보자. 현대와 비교하자면 ‘관찰’이란 걸 하기엔 열악하기 그지없는 시대다. 돋보기는 물론 물 속에 사는 동물을 관찰하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래서 육지에서 보이는 대로 관찰하고 적을 수밖에 없었다.
또 다른 한계는 거리에 있다. 교통수단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은 곳이라 관찰할 수 있는 범위는 한정적이다. 그래서 본인이 거주하고 본 적 있는 동물, 곤충을 관찰하고 열거한다. 예외가 있다면, 우리가 흔히 알렉산더라고 알려진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제자였다. 동방을 돌다 돌아온 제자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스승에게 기증물을 건네줬는데, 여기서 얻은 지식도 동물지에 적었다고 한다.
서술 방식에서도 현대와 다른 점이 많다. 과학적 사실만 열거하고 견해는 최소화하는 것이 현대라면, 동물지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견이 많이 들어가 있다. 사자를 용맹하다고 칭송한다거나 늑대를 음흉하다고 한다거나 음탕한 새가 있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 서술 방식으로 과학적 가치는 낮아지지만, 아리스토텔레스의 사견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롭다.
마지막으로 틀린 곳이 꽤 있다는 거다. 현대 생물학의 관점에서 보면 아쉬운 곳이 많다. 예를 들어 뇌와 식도가 연결되었을 거란 관점인데, 현대도 아닌 근대에서 보더라도 명확히 틀린 내용이다.
읽어 볼 가치가 있는 책
그럼에도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동물지를 서양 생물학의 탄생을 알리는 역사적 책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고, 최초로 진화론적인 개념과 신경과학적인 개념의 단초가 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
무엇보다 재미있는 건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 당대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다는 거다. 21세기적 시각으로 본다면, 꼰대 소리 들을 수 있는 말도 있지만, 시대적 배경이 기원전 4세기라고 보면, 생각의 진화, 철학의 발전은 문물의 발전보다는 더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리 오래돼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읽으면서 저자가 아리스토텔레스인 것을 까먹을 정도로 현대적인 시각도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한국에서는 최초로 완역된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지라는 것도 한몫 한다. 서양에서는 많은 번역본이 나왔지만, 한국에서는 노마드에서 나온 동물지가 최초의 완역본이다. 그것만으로도 소장 가치가 있지 않나 싶다.
가격이 꽤 높지만, 단단한 하드 커버, 두꺼운 두께를 보면 결코 높은 가격은 아니라 생각한다. 디자인도 꽤 잘 나와서 책장에 꽂아두는 용도로도 좋다.
결론. 한 권은 사보시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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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플리니우스 박물지, 아리스토텔레스 동물지 | |
제품설명 |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모든 지식을 총망라한 세계 최초의 백과사전을 국내 최초 번역 출간한 책. 서양 생물학 최초의 보고라고 불리우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동물지. | |
검증단평 | 락기 | 기원전 4세기, 그것도 아리스토텔레스의 책을 본다는 즐거움이 있다. |
퍼그맨 | 짬짬이 펴보는 것만으로 시간여행 기분과 모험의 낭만을 느낄 수 있는 책을 여러분의 책장에 꽂아둘 수 있다. | |
추천대상 | 세계사나 백과사전을 좋아하는 분, 혹은 짬짬이 읽을 수 있는 짧은 글 묶음을 좋아하는 분. | |
비추대상 | 책장에 두꺼운 책 꽂을 공간이 없는 분 |
번호 | 처리상태 | 구분 | 제목 | 글쓴이 | 날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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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출판사입니다.
플리니우스박물지 표지는 실제 가죽은 아니고 종이에 가죽 문양을 인쇄한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노마드출판사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