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퍼그맨
양극화 시대
벤처 붐이 불던 때와 다르게 요즘은 창업이라 하면 자영업을 시작한다는 의미로 많이 쓰이게 되었다. 양질의 일자리가 적어 청년마저도 자영업을 하지만 가계 소득이 적어 그 자영업자들을 지탱할 수 있는 소비는 줄어든다.
하물며 서민들도 이런 데 북한이탈주민이나 노인, 장애인 같은 사회적 약자라면 어떻겠는가. 일자리를 더더욱 구하기 힘든 건 물론이고 적은 소득 때문에 자녀 교육도 어려워 빈곤의 대물림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자활센터가 있다
신체 불편 등의 이유로 생활보조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사람도 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소외계층도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이런 이들을 위한 일자리가 늘어나면 무조건 좋다. 당연히 이를 장려하기 위한 기관이 존재하니 그 중 하나가 바로 경기광역자활센터다.
경기광역자활센터와 부천소사지역자활센터.
오늘 소개드릴 수미인은 부천소사지역자활센터의 지원을 받는다.
쉽게 말하면 지역 내 소외계층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내실을 다지도록 한 다음 적당히 성장하면 독립시키는, 그런 일을 하는 기관이다. 오늘 소개해드릴 '수미인'이 그 예다.
수미인이란?
손이 예쁜 사람을 의미하는 수미인. 이름만 봐도 수제품을 취급하는 곳임을 알 수 있도록 지은 것 같다. 이 이름을 달고 나오는 제품은 모두,
이곳, 부천소사지역자활센터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어느덧 세 번째 방문이다.
그 사이 예닐곱평 남짓의 방에서 서너명의 주부님들이 바쁘게 재봉틀을 돌리던 수미인은
이렇게 규모가 커졌다. 면생리대 생산 기준을 맞추기 위해 확장 공사를 한 결과이다.
방수 턱받이
그동안 인견 때타올과 팥찜질팩, 면생리대 외에도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졌다. 이렇게 새로 만들어진 제품 중 대표적인 것이 이 방수 턱받이다.
이유식기의 아이를 키우는 집이라면 여러 개 구비해서 쓰고 있을 방수 턱받이. 그런데 이 제품은 아기용이라고 하기에는 좀 커보인다.
아기용이 아닌, 장애인과 노인들을 위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노인용 턱받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여기저기 보인다.
똑딱 단추를 통해 형태를 변경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든가,
평소에는 펼쳐서 앞치마처럼 쓰다가
식사 중에만 이렇게 접어서 턱받이 형태로 쓸 수 있다.
방수천을 아래쪽만 대어 건조가 용이하도록 만든 점이라든가...
아기용 방수 턱받이를 빨아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정말 안 마른다. 특히 방수천 속까지 들어차버린 물기가. 그래서 수미인의 턱받이는 방수천을 일부만 덧대 안감에 찬 물기가 방수천 때문에 겉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속에서 세균 증식의 온상이 되는 일을 예방한 것이란다.
꼭 노인이 아니라도
애플망고를 먹을 때 너무 풍부한 과즙 때문에 본의 아니게 해당 제품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수미인에서는 노인과 장애인들에게 식사를 도와줄 때 쓰라고 만들었다지만 흰 옷을 입었는데 국물 요리를 먹어야 하는 상황 등을 대비해 식당에서 작은 앞치마를 구비해놓듯 가정에 몇 개 구비해놓으셔도 좋겠다.
방수천이 들어갔다해도 재봉틀을 이용한 수제작 제품이라 오래 두고 쓰실 수 있다.
물론, 세탁할 때마다 방수천의 성능은 떨어지므로 사용/세탁 빈도에 따라 제품 수명은 달라질 것이다.
뭐, 그래도 결국은 노인과 장애인들을 위한 제품이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안 그래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 당장 이 제품이 많이 팔리진 않겠지만 그래도 입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은 머지 않아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비재가 더더욱 많이 쏟아져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 기업들이 단순히 노인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겠다는 마음보다 그들이 사용할 제품이 이런이런 점이 불편했으니까 개선된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식으로 접근해줬으면 좋겠다. 이 제품을 만들 때 수미인이 그러했듯이.
일자리만 있으면 잘 할 수 있는 사람들
우리는 그 어느 시대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며 살고 있다.
법을 지키며 성실히 납세하고 공정하게 경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용 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다. 일하는 사람이 힘들어도 고용 늘리지 않고 인건비 줄이는 기업치고 돈 아끼기 위해 품질 절감 안 하는 기업 찾아보기 힘들다. 쉬운 길을 가기 시작한 기업은 쉬운 길만 가려 하기 때문이다.
정성이 한가득 느껴지는 수미인의 제품들을 보면서 생각했다. 일자리만 있으면 잘 할 수 있는 사람, 우리 사회에 많이 있다고. 이런 사업에 많은 분들이 함께해서 소외계층이 자활하는 것은 물론 내실 있는 기업으로 독립해나간다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 하는 분위기 또한 자연히 정착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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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수미인 방수턱받이 | |
제품설명 | 부천소사지역자활센터의 지원으로 북한이탈주민이 만드는 노인/장애인 식사 돌봄용 방수 턱받이 | |
검증단평 | 퍼그맨 | 노인들을 대상으로 돈을 벌겠다는 마음보다 그들이 사용할 제품이 이런이런 점이 불편했으니까 개선된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식으로 접근한 제품 |
추천대상 | 노인/장애인용 방수턱받이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 |
비추대상 | 음식을 안 흘리고 잘 드신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