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홀짝
계란이 왔어요 계란이
집에 먹을 반찬이 똑 떨어졌거나 걍 간단하게 라면 하나 끓여 묵고 싶을 때, 그리고 굳이 두뇌를 가동하여 떠올리려 애쓰지 않아도 파바바박 하고 오버랩되는 수많은 요리들에.
단언컨대 계란은 졸라 완벽한 먹거리가 아닐 수 엄따.
달걀 안 먹고 사는 사람은 흔하지 않을 터,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자.
딴지마켓에 입점한 한솔농원 유정란, 이런 분덜께 추천한다.
보다 건강한 닭이 낳은 달걀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언젠부턴가 우리는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에 있어서도 생산성, 즉 효율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좀더 빠른 시간 내에, 좀더 많은 양을, 좀더 싸게 생산하는 것. 여기서 중요한 것은 '최대'의 추구다.
달걀도 다르지 않다.
그리하여, 면적 대비 최대한 많은 닭을 키워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달걀을 얻어 내기 위한 시스템이 탄생했다. 위 사진에 보이는 케이지형 양계장이 그것. 덕분에 우리는 여전히 싼값에 달걀을 먹을 수 있다.(개당 200원 미만으로도 구입이 가능하다)
허나, 빛과 그림자는 어디에나 존재하는 법. 효율성이라는 강렬한 빛의 이면에도 그림자는 있다. 날개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할 A4 용지 절반 크기의 케이지에서 내내 옴짝달싹 못한 채로 오로지 알을 낳기 위해 사육되는 산란계. 산란을 유도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꺼지지 않은 불빛, 배설물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해 바닥을 막지 않은 철창, 날로 악화되는 건강 상태에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먹이는 항생제 사료. 극도의 스트레스 속에서 부리로 깃털과 살점을 쪼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 기업형 양계장은 병아리 시기에 미리 부리 끝을 자르기도 한다.
※양계장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다. 보통 큰 규모로 운영되는 기업형 양계장일수록 효율성 극대화 강도는 심해진다
'난 케이지형 양계장에서 성치 않은 몸으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산란하는 닭이 낳은 달걀은 먹고 싶지 않다' 하시는 분, 있을 거다. 그게 동물복지 차원에서의 접근이 되었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점 때문에 그렇든 말이다.
그런 분들께, 한솔농원 유정란을 권한다. 왜냐?
1. 좋은 환경에서 키웠기 때문이다
한솔농장이 위치한 곳은 팔당 상수원 인근 지역.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산 좋고 물 맑은 곳이란 말씀.
게다가...
비닐하우스를 개조한 축사에 닭을 방사해 키우고 있는데, 무려 1평당 2.5마리의 닭이 살고 있다능.
이렇게 닭들이 자유롭게 돌아댕기고 날개도 파닥거리고 땅도 파헤치고 물도 마시고 모이도 먹고 하다가...
알을 낳을 때가 되면 하우스 한 켠에 만들어 놓은 산란 장소에 알아서 들어와 숨풍하고 알을 낳는다.
2. 자연의 속도를 거스르지 않는다.
자연스러운 성장을 거친 닭은 알에서 나온 후 150일이 지나야 알을 낳을 수 있다. 한솔농장의 닭은 이 기간을 단축 시켜 빨리 알을 낳게 만들기 위한 어떤 인위적 노력도 가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성장촉진제를 안 먹인다는 얘기. 그뿐인가?
병아리 시절 먹은 유기농 현미를 보양식 삼아 넉넉한 공간의 축사에서 적당히 운동도 해가며 자란 건강한 닭이다 보니 면역력이 좋아 항생제도 먹이지 않는다.
3. 유기농, 자연의 순환
한솔농장의 양계 축사 바닥. 버섯배지에 지푸라기를 섞어 깔아놓았다. 그 위에 닭의 응가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자연 발효가 이루어진다. 높이가 어느 정도 쌓이면 한 곳에 모아 유기농 작물의 퇴비로 사용하는데, 자연 발효된 계분이 완전 고퀄리티 거름이라고.
열분덜은 혹시 양계장 냄새를 알고 계신감? 이 글을 읽는 순간 이미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면 확실히 당신은 그 냄새를 기억하고 있는 거다. 레알, 진짜, 졸라, 독하다. 양계장 냄새. 근데 원래 모든 양계장 냄새가 다 그런 건 아니다. 좁은 공간에 잔뜩 닭을 사육할수록, 닭이 잘 소화시킬 수 없는 먹이를 먹일수록, 소화를 잘 시킬 수 없을 정도로 닭의 운동량이 극히 부족할수록 양계장의 악취는 극심해진다.
그래서 한솔농장에는 악취가 없다.(당연히 약간의 '고향의 향기'는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아까 처음 말했듯 한솔농장은 상수원 보호구역에 위치해있다. 매년 수질 검사와 토질 검사를 받는다. 한솔농장의 양계 축사가 얼마나 잘 운영되고 있는지는 이것만으로도 증명이 끝난다. 오폐수가 흘러나오지 않는 농장, 땅을 오염시키지 않는 농장인 거다. 하여, 양계 축사의 바닥을 30cm만 파 보면 깨끗한 맨흙이 나오는 것. 수질 검사 결과는 언제나 '식수급'이다.
4. 쁘라스 알파 - 건강한 성생활로 낳은 '유정란'
상품명을 보면 알 수 있듯, 한솔농장의 달걀은 유정란이다. 암탉과 수탉의 교미로 수정된 달걀이란 거다.
축사의 각 동마다 암탉 15마리에 수탉 1마리 정도로 비율을 맞춰주면, 알아서 닭들이 하루 내내 므흣한 행각을 벌이면서 수정을 한다. 알고 보니,
얘들 한테는 이 비율이 원만한 성생활을 위한 조건이었던 것. 그렇지 않으면 혈기 왕성한 수탉의 욕구(?)를 다 충족시켜주질 못한단다. 이 타이밍구에서 본 기자, 농장 대표님께 여쭤봤다.
"여기 달걀들이 다 '응응'을 통해 수정된 알인지는 어떻게 알 수 있나요?"
나름 정곡을 찔렀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무식의 분출이었던 바, 원래 농장에서 생산되는 달걀에서 유정란의 비율이 80% 이상이 되면 유정란으로 인정해준다나.
사실, 유정란과 무정란 사이에 유의미한 영양학적 차이가 있다고 밝혀진 바는 없다. 자연에 가까운 상태에서 나온 달걀을 먹고 싶은 분덜에게 유효하다 하겠다.
5. 싸다. 믿을 수 있다.
싸다. 물론 일반 무정란보다는 비싸지만 시중 마트나 백화점에서 파는 비슷한 컨셉의 유정란에 비해서는 확실히 싸다. 이미 이런 류의 달걀 소비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함 비교해보시라.
그리고 믿을 수 있다. 얼마전 뉴스 보도를 보니 '동물복지 유정란'인 것처럼 사진을 붙여놓고 일반 무정란을 팔아제낀 사례가 나오더라. 글타고 '우리만 믿을 수 있는 거임!'이란 건 아니고, 굳이 말하자면 '우리도 믿을 수 있는 거임!' 정도로 이해해주시라.
당부의 말씀
딴지마켓은 다양한 유기농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다. 그런 먹거리를 소개하면서 본 기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표현은 '자연에 가깝게', '자연스럽게'였다.
한 가지 말씀 드릴 것이 있다. 딴지마켓이 유기농 농축산물을 소개하면서 나름의 장점을 강조하는 것이, 일반 관영농을 '디스'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라는 거다. 여전히 식량 수급에서 효율성은 소홀히 여길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며, 관영농이든 유기농이든 법적 테두리 안에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은 유기농축산물 시장 규모와 인지도가 크지 않은 관계로 '이런 시각으로 먹거리를 소비할수도 있다'는 관점도 보여주고, 먹거리를 소비하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자 한다. 안그래도 더 비싼 유기농축산물인데, 자랑거리가 아예 없으면 안되지 않겠나.
하여, 오해 없으시길 정중히 부탁한다.
마무리
1981년에 남양주에 온 김병수 한솔농장 대표. 장터에서 닭 스무 마리를 사 와서 기르다가 1989년 본격적으로 생업으로 시작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농사를 지으면서도 잘 먹고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선택한 것이 유기농. 유기농의 개념조차 희미했던 시절부터 맨땅에 헤딩해가며 일궈온 길이란다.
김병수 대표는 딴지마켓에 여러 유기농산물을 내놓고 싶어한다. 그 시작이, 이 유정란이다.
#2016년 10월 10일, 한국 유기 농업과 슬로푸드운동에 헌신해왔던 김병수 대표님은 지병으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고인의 유지는 자녀분들이 이어 받아 한솔농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뵈었던 대표님의 열정적인 모습, 오래도록 간직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딴 지 마 켓 검 증 필 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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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팔달한솔농장 유정란 | |
제품설명 | 풀어놓고 키운 자유로운 닭들이 낳은 유정란 | |
검증단평 | 나이나이 | 두 번의 계란 파동에도 한솔농장의 유정란은 끄떡 없다. 효자 계란. |
락기 | 언제나 믿음직한 계란이다. | |
퍼그맨 | 계란을 배송해먹는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생각했다. 아무리 잘 포장해도 운 나쁘면 깨지니까. 하지만 식품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감수할만한 리스크. | |
추천대상 | 마음 놓고 계란을 먹고 싶은 사람. | |
비추대상 | 계란 배송해 먹는 걸 싫어하는 사람. |
제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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