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락기
한국에 주류 시장은 유행에 따라 크게 바뀐다. 내가 기억하는 첫 변화는 해외 맥주였다. 100% 보리 홉을 사용하는 맥주의 진한 풍미가 유행이라 너도나도 새로운 맥주에 도전했던 때가 있었다. 다음은 수제 맥주, 그다음은 전통 소주. 그리고 브랜디드 위스키에서 싱글 몰트 위스키까지.
이제는 맥주의 판매량을 위협하는 하이볼이 대세가 되었다.
하이볼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칵테일의 종류를 우리는 하이볼이라고 부른다. 예전에는 일본 여행에서나 마셨던 술에서 최근엔 유행하는 술이 되어 역사가 오래되지 않다고 느낄 수 있지만, 알고 보면 꽤나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가장 오래된 기록은 18세기 영국에서 탄산수와 브랜디를 섞어 마시는 것에서 시작한다. 상류층의 유행이다 보니 유럽과 미국으로 퍼졌고 그때는 ‘스카치 앤 소다’라고 불렸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유행이든 미국으로 건너가면 이름이 바뀌는 일이 허다했고 스카치 앤 소다는 하이볼로 이름이 바뀌었다. 그리고 그 이름이 일본을 거쳐 한국에 들어온 것이다.
스카치 앤 소다가 하이볼로 바뀐 썰도 몇 개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썰이 맞는 것 같아 하나만 소개하겠다.
이름이 하이볼이 된 썰
철덕들이여 이것이 미국 기차가 맞는가?
미합중국. 시기는 대략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 바야흐로 비행기보다는 기차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을 시기. 기내식에 술이 서비스되는 것처럼 기차에도 칵테일 바가 있었다...
높게 메달아 놓은 공은 속도를 내도 좋다는 신호다.
기차는 기찻길로 달리기 때문에 속도에 제약이 많고 속도에 대한 신호도 많았다. 지금보다 기찻길 사고가 많은 시기. 열차를 모는 기관사들은 속도를 줄이지 말고 전력 질주해도 된다는 ‘하이볼’ 신호를 좋아했다.
기관사에게 운행 속도를 알려주는, 높은 곳에 공을 매달아 놓는 방식으로 바로 ‘스피드! 스피드를 내도 좋다!’ 는 하이볼이었다. 하이볼은 정식 용어가 아닌 관련 종사자들만의 은어였다.
자연스럽게 하이볼은 스피드를 뜻하게 됐다. 그런데 여기서 술 이름이 하이볼이 된 이유가 뜬금포로 나온다. 칵테일은 기본적으로 이거저거 넣고 쉐킷쉐킷 해서 만드는 술이다. 시간이 걸린다는 거다. 그런데 위스키에 탄산수만 넣어 만드는 칵테일은 시간이 엄청 짧게 걸린다.
주문하면 휘리릭 빠르게 나오는 술의 이름.
하이볼이란 이름은 그렇게 탄생했다는 썰이 있다. 물론 반박 시 네 말이 다 맞다.
뮤트맨 진저에일 프리뷰
뮤트맨은 핀란드 최대의 종합 음료 회사인 올비(OLVI)에서 내놓은 진저에일이다. 그런데 하이볼 얘기를 계속 떠든 이유가 있다.
처음 캔을 따고 마셔보니 이건 무조건 하이볼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하지만! 여기서 바로 하이볼 만들고 마셔보는 검증을 하기 전에, 우리 뮤트맨 진저에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자.
핀란드 최대의 종합 음료 회사 올비(OLVI)
생각보다 겁나 큰 회사다. 모회사인 올비 그룹은 1878년에 설립된 양조장으로 출발했다고 하고 2022년에 직원 수는 442명이라고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자회사들도 무지하게 많다.
세르발리 오이(SERVAALI), 헬싱키 증류 회사, AS A. 르콕, AS CESU(세수 알루스), 볼파스 엥겔만, A/S BRYGGERIET VESTFYEN, 리드스코에 피보 등등 수 많은 자회사를 가지고 있고 직원은 1,500명에 달한다.
핀란드의 대기업이란 거다.
대기업이 무조건 품질 관리에 최고라고 할 순 없지만, 품질 관리가 잘되지 않으면 대기업으로 꾸준히 있을 수 없다.
그래서 OLVI의 양조장은 국제 표준 제조 인증인 ISO 9001, ISO 14004, ISO 45001 및 ISF Food에 적합한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고 한다. 하긴 음료 회사가 품질 관리가 안 된다면 큰일이니까.
2003년 유네스코가 발표한 세계에서 제일 좋은 품질의 물 보유는 핀란드
소제목이 길다. 그렇다는 건 정리가 한 문장으로 되었다는 거다. 2003년이면 20년도 더 전에 지정되었다는 거다. 하지만 그 이후에 철회나 다른 발표가 없는 것을 보아 유효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튼 핀란드의 좋은 물로 음료를 만든다고 하니, 원료 중에서도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물을 사용하는 이 회사는 자부심이 있을 것이다.
뮤트맨 진저에일
맛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한국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팔리고 있는 미국 대기업의 제품과 맛을 살짝 비교하면 좋을 것 같았다.
먼저 뮤트맨의 가장 특징적인 맛은 다른 진저에일에 비해 단맛이 살짝 더 난다는 거다. 그만큼 당류가 조금 더 들어가 있는데, 아주 달다기보다는 살짝 단맛이 더해졌다고 보면 되겠다.
생강 맛도 단맛과 어우러져 조금 더 진하게 느껴지는 느낌도 받았다. 물론 개인적인 맛 평가라 사람마다 받는 느낌은 다르겠으나 내가 느끼기엔 생강 맛이 더 올라온다고 느껴졌다. 탄산도 강탄산은 아니지만 시원하다고 느껴지는 탄산이 들어 있어 절대 부족하다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용량도 330mL로 보통 뚱캔이라 부르는 양보다는 적지만, 마시는 내내 양이 꽤 많다고 느껴졌다.
애들은 가라! 뮤트맨 진저에일 하이볼이 나가신다!
본인 술을 잘 마시지 않는다. 하이볼이 제아무리 유행이어도 잘 마시지 않았다. 그런데 뮤트맨 진저에일을 마시고 기억나지 않는 과거 언젠가에서 맛있는 하이볼을 마셨던 기억이 슬금 올라왔다.
술을 거의 안 마시는 내가 하이볼이 떠올랐다면, 하이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맛이 될 것이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하이볼을 만들기 위해 검색한 결과 일본 위스키 브랜드 하나가 나왔다. 내키지 않았으나 가장 대중적인 맛이라고 하니 사와 샷으로 마셔 보았는데, 가격 대비 맛이 좋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차라리 걷는 조니 블랙이나 아메리칸 위스키 블랙이 더 맛이 나아 보였다.
뮤트맨 색을 보여주기 위해 일단 따라 보았다.
위스키를 넣고 다시 뮤트맨을 쪼르륵
색이 조금 진해진 거 보이시나? 살살 저어준다.
레몬즙을 첨가하면 완성이다. 아주 간단하다.
아무튼 가장 대중적인 맛이라고 하니 후회는 건너뛰고 레몬즙 혹은 레몬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내 레시피는 이렇다. 대략 275mm 정도 되는 컵에 소주잔으로 위스키 2잔을 넣고 뮤트맨을 꽉 채운 후 레몬즙을 넣어 준다.
완성되었다면 쭉~ 마셔 보면 된다.
결과는 아주 대만족이었다. 부족한 위스키 맛이 뮤트맨이 보강해 줘 쭉쭉 들어가더라. 물론 과도한 음주는 몸에 해로워 2잔 정도만 마셨다.
조금 자세히 설명하자면, 확실히 뮤트맨이 맛을 하드캐리 했다. 진저에일의 맛은 알코올의 쓴맛을 가려주며, 레몬을 더한 뮤트맨은 새콤함까지 더해져 풍미가 더 좋아지더라. 물론 위스키의 맛도 상당히 중요했지만, 최소 주연급 조연의 활약을 펼쳤다. 어떻게 보면 씬스틸러의 역할까지 톡톡히 했다고 보면 되겠다.
깔끔하고 톡 쏘는 진저에일 뮤트맨
우리가 흔히 아는 진저에일은 만들기가 편하다. 생강청이나 생강 액과 탄산수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간을 맞추기가 어렵고 만드는 과정이 상당히 귀찮다. 왜냐면 다 따로 사야하기 때문에.
편의성 면에서 뮤트맨은 간을 맞춰 나온 진저에일이기 때문에 자신의 입맛에만 맞다면 귀찮음을 없앨 좋은 수단이 될 수 있겠다. 맛도 굉장히 안정적이고 다른 진저에일에 비해 단맛도 살짝 더 있으면서 걱정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 뮤트맨 자체로도 훌륭한 맛을 낸다고 볼 수 있다.
활용도도 좋았다. 레몬즙에 뮤트맨을 섞은 레몬 진저에일이나 위스키에 섞어 마시는 하이볼로도 훌륭했다. 진저에일 자체가 개인의 성향에 따라 활용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여기서 더 추가할 레시피는 없으나 위의 세 용도로도 충분하다 느껴졌다.
맛있고 톡 쏘는 진저에일을 느껴보고 싶은 분께 뮤트맨을 추천한다.
딴 지 마 켓 검 증 필 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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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뮤트맨 진저에일 캔 | |
제품설명 | 핀란드의 좋은 물로 만들었다. 톡 쏘는 탄산과 생강 맛의 적절한 조화. | |
검증단평 | 락기 | 진저에일 자체로도 맛있고 레몬과 함께 마셔도 맛있고 하이볼로도 훌륭하다. |
추천대상 | 진저에일을 좋아하시는 분. 단맛도 좀 났으면 하시는 분. | |
비추대상 | 진저에일, 생강 맛을 좋아하지 않는 분. 탄산을 싫어하시는 분. |
번호 | 제목 | 별점 | 글쓴이 | 날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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