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늦었지만 후기를 씁니다.

딴지 총수 한 마디에 시켜먹어본 이담채 김치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동생에게도 시켜주고 포기김치 물김치 총각김치 등 이것저것 몇번 시켜먹었더랬지요.

그런데 올 봄에 5키로 두봉지를 시켰는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첫봉을 먹고 두번째 봉지를 깠습니다.

보통 두번째 봉지가 냉장고 속에서 천천히 익어서 갓 깠을 때 참 맛있습니다.

그런데 한 삼분의 일쯤 먹었을 때 양념이 묻지 않은 시퍼런 이파리의 배추가 보이더군요.

다른 배추의 영향으로 붉은 끼는 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그냥 겉잎에 양념이 덜 묻었나 했습니다.

그런데 통채로 양념이 안된, 군데군데 고춧가루 스쳐간 흔적만 있는 배추였습니다.

당연히 짠맛만 강해서 먹을 수가 없었지요.

품질관리 믿었는데 이런 일이 있네... 한포기 정도 실수했겠지 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런데 그 배추의 영향인지 아래에 남은 김치가 다 엉망인 것입니다.

그냥 짜고 맛이 없었습니다. 절인 배추 씻어서 고춧가루만 묻혀놓은 것 같은.....

이전에 먹었던 이담채 김치의 맛을 찾아볼 수 없는...

그리고 한동안 김치를 안먹다가 올 가을 즈음에 다시 두봉지를 시켰습니다.

(배송비 아끼려고 늘 두봉을 시킨다는)

그런데 어쩌나요. 맛이... 뭐랄까요. 양념에서 감칠 맛의 요소를 확 빼버린... 짠맛만 있는 이상한...

지난번 기억 때문에 포기마다 맛이 다를수 있다 하며 한포기 한포기 먹기 시작했는데   

내내 나아지질 않더군요. 반 정도 먹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그냥 두번째 봉지를 깠습니다.

두번째 봉지는 그럭저럭 먹었습니다. 첫봉보다 그래도 조금 나아진듯 해서 먹긴 했습니다만

결코 예전의 이담채 맛은 아니더군요. 왜 그럴까요? 이래서야 어떻게 또 시켜먹나요?

두번을 실패하다보니 와~ 여기도 별수 없나? 품질유지가 이렇게 안되나 싶었습니다.

때늦은 후기를 쓰는 이유는 때가 김장철이다보니.....

동생이 이번에 김장 못한다고 저번에 먹었던 김치 좀 시켜달라고 전화도 오고...

백날 고민해도 별 뾰족한 수가 없어 동생네와 저 두집의 김치를 다시 한번 시켜보려 합니다.

두번이나 실패를 했지만 이렇게 긴 후기를 쓰면서까지 또 시키려는 건

사먹는 김치 중 이런 김치 없다 싶게 잘 먹었던 기억 때문일 것입니다.

부디 예전의 맛을 돌려주시고 품질관리도 일정하게 신경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김치를 사먹거나 얻어먹는 족속이다보니 질 좋은 김치가 꼭 필요하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