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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33146 | 이 제품의 치명적 단점은.. | fido | 2017-04-26 | 873 | ||
이거슨..
대부분의 '먹는 거'처럼 맛있다, 맛없다, 즉각적인 품평이 가능한 제품이 아니다. 그렇다고 다른 '못 먹는 거'처럼 좋다, 나쁘다, (나한테) 맞는다, 안 맞는다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제품도 아니다. (일단 탈취 효과는 제외하고..) 아마도 이런 이유로 딴지에서 판매되는 다른 제품들과 달리 '경험적' 구매후기가 많이 달릴 수 없는 제품이기도 할 것이다. 필요는 한데, 그 효과를 금방, 쉽게, 분명하게 알 수 없다. 심지어 기대와 다른, 아니 엄청난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제품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을 떠올려 보자. 정화 및 살균의 현실적 필요, 생산업체의 주장과 홍보, 소비자의 바람과 기대. 이런 종류의 화학제품은 분명 이 세 가지 요소를 축으로 만들어지고 사용된다. 전문가들이 만들고(생산업체), 전문가들이 검증/허가하고(정부), 그리고 전문가.. 아니 그냥 일반인(소비자)이 사용한다. 이것은 바로 그런 성격의 제품이다. 한마디로 신뢰가 필요한 제품이란 거다. 생산업체를 믿든, 정부를 믿든, 아니면 내 깡다구를 믿든.. 근데.. 이 대목에서 자존심은 좀 상하나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믿었던 것은 업체도, 정부도, 내 깡다구도 아니었다. 일반 소비자 대신 검증을 했다며 슬쩍 딴지 걸며 끼어드는 무리를 믿고 그냥 질러버렸다. 생활의 필요+딴지에 대한 믿음의 결과였던 것이다. 그래서 써 보니.. 탈취 효과: 울이나 면 같은 섬유 제품에는 효과가 금방 느껴지는 반면, 다운 자켓이나, 표면이 맨들맨들한 합성 섬유 제품에서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고깃집 다녀온 직후에는 어김없이 좍좍 뿌려주면 냄새가 좀 덜하긴 하다. 살균 효과: 사실 ‘눈에 보이는 세균’을 대상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므로 말하기 어렵다. 버트.. 겨우내 자주 세탁할 수 없었던 오리털 이불이나 패드, 털실내화, 가죽장갑, 털장갑, 목도리 등등 너무나 많은 일상용품에 사용하면서 정신적으로 정화되는 걸 체험했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이 제품이 상품 설명서 그대로라면 정말 고마운 일이다.’ 그만큼 일상에서 일일이 때마다 시마다 세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이 너무도 많지 않은가(극단적인 사례지만, 언제 신었는지 모를 양말을 부득이 세탁통에서 꺼내 클린비로 정성껏 세례를 준 다음 새 양말처럼 신고 나갈 때, 나는 외친다. 고마워요, 클린비~). 독하거나 역한 냄새 없고(무향이라 정말 좋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니(앞서 말한 믿음의 문제지만) 살림은 다양하고, 뿌릴 곳은 많다. 지금껏 사용하면서 눈이나 코로 확인할 수 있는 효과보다는 나와 내 주변이 깨끗해지는 것 같다는 정신적 만족감이 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하는 얘긴데.. 이 제품의 치명적 단점은.. 결벽증에 빠질 위험성이 있다는 것! 오늘도 나는 여차하면 일단 마구 뿌려대고 본다. 덧붙여: 우리도 좀 그냥 믿고 살 수 있는 제품, 그냥 믿게 되는 그런 기업 하나쯤 가지면 안 될까요? 아무쪼록 딴지가 아니라, 업체를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주세요. 부디 신뢰를 벌어 성장하는 기업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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