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의외로 구매 후기가 없어서 한 번 올려 봅니다.

이 제품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솔직히 일상 생활 중에 활용할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전기가 잘 들어오고, 보조배터리가 흔한 상황에서 가성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게 사실입니다.(지난 회 파파이스에서 총수도 얘기했습니다.) 즉 이 제품은 가성비나 경제성, 효율성으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 에너지 문제와 관련해서 지금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일이라는 마음으로 구입해야 합니다.(역시 총수 말대로...) 그래서 저도 파파이스 보고난 후 큰 맘 먹고 구입했습니다.

3일 만에 배송되었는데요, 제품 포장은 상당히 퀄리티가 높았습니다. 조금 크고 긴 아이폰 케이스를 보는 듯 했습니다. 제품도 잘 만들었습니다. 디자인이나 크기도 적당했구요, 특징이라면 일반적인 태양광 패널은 광택이 있는데, 이 제품은 광택이 없습니다. 이 때문에 먼지가 잘 붙는게 흠이라면 흠입니다. 뭐, 그렇게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구요, 손으로 슥 닦아 버리면 됩니다. 포함된 수납 케이스는 너무 얇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제품은 군더더기 없이 잘 만든 것 같습니다.

오후 3-4시경 태양이 조금 기울 때 사용해 봤는데, 충전은 잘 되었습니다. 하지만 구름이 끼면 확실히 기능이 약해집니다. 광량에 따라 민감하다고 할까? 어떻든 아이폰, 보조배터리 아이패드 등등 다양하게 충전해 봤는데, (햇살이 좋을 때는)기계 가리지 않고 잘 충전 되었습니다. 다만 아이폰을 충전할 경우 구름 때문에 광량이 줄어들면 "이 악세서리는 지원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에러 메시지가 뜨고 충전되지 않습니다. 이후에 광량이 늘어나면 자동으로 다시 충전 됩니다.

이틀 사용하면서 제일 불편했던 것은 패널 연결입니다. 자석으로 쉽게 붙였다 뗐다 하는 것은 장점이면서 단점이 됩니다. 쉽게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고, 디자인이 산뜻하며, 부피가 작고 보관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조금만 소홀하면 한쪽 끝 패널이 떨어져서 바닥에 내동댕이 쳐지는 안타까운 상황을 보게 됩니다. 속이 상당히 쓰립니다.

이 한계를 극복하고자 작은 플라스틱 핀과 실리콘으로 보이는 커넥터를 동봉한 것 같은데, 문제는 이걸 사용하면 원래 이 제품의 최고 장점인 "겹쳐서 보관하기"가 어렵습니다. 접으면 플라스틱 핀끼리 간섭을 일으키고, 실리콘 커넥터는 쉽게 빠집니다. 그렇게 튼튼하게 연결되는 것 같지도 않구요... 이 부분이 제일 아쉽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해결한 방법은 패널을 "낚시줄로 연결하기" 입니다. 저는 2호짜리 줄로 했는데, 너무 가늘어서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생각보다 튼튼하게 연결되었습니다. 펼치다가 패널 떨어트리는 참사는 없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끈이 너무 굵으면 패널을 겹쳤을 때 간섭을 일으키니까, 생각보다 가는 줄로 연결하기를 권합니다.(단, 2호 낚시줄은 너무 가늘어서 비추입니다.)

전체적으로는 잘 만든 제품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디자인도 다른 태양광 제품에 비해 월등히 좋습니다. 충전도 잘 됩니다. 조금만 소중하게 다루면 참 괜찮은 소품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캠핑이나 배낭여행을 즐기신다면 훨씬 더 실용적이고 재밌는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일에는 힘(수고)이 드는 법이죠.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면 더 좋거나 색다른 경험, 혹은 가치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딱 그런 제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