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부 홀짝
커피의 눈물, 더치 커피
커피수입 강국 코리아. 지난 5년 간 커피 시장이 매년 20%이상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던 것도 모자라 앞으로도 10년 동안 매년 10%이상 성장할 것으로 강하게 예측되는 커피계의 엘도라도.
대한민국 같은 커피 강국에서 이미 알만한 사람은 알고 있을 그 커피. ‘커피의 눈물’이라는 제법 간지나는 별명을 가진 더치 커피.
기존의 커피가 뜨거운 물을 단시간에 내려 추출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과 달리 무려 찬물을 내려 커피를 뽑아내는 발상으로 탄생한 것이 더치 커피다. 더치(Dutch)는 ‘네덜란드의’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 더치 커피 역시 네덜란드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17세기 대항해 시대에 대양을 제패했던 네덜란드의 상선과 함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바다 위에서는 뜨거운 물을 구하기가 어려운데도 졸라 커피가 땡기자 “시바 이럴 거면 걍 찬물로 내려먹자”하는 똥줄 질끈 타 들어가는 절박한 심정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실로 대한민국 군부대의 행보관님 마인드와 비슷하다 아니할 수 없겠다. “안 되는 게 어딨냐. 까라면 일단 까고 보는 거다.”
여튼 요런 사연 품은 더치 커피, 커피의 한 부류로 지금까지 당당하게 존재감 뿜어내고 계신 중이다. 왜 그런고 하니, 처음에는 필요에 의해 ‘찬물에서도 커피 추출이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한 것뿐이었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더치 커피가 일반적인 커피와 또 다른 풍미와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추출 과정에서 향이 바로 증발하지 않기 때문에 커피 속에 향이 은은하게 담겨 특유의 풍미가 느껴진다고 한다. 취향에 차이가 있겠지만 일단 기존 커피와는 맛이 다르다는 얘기.
게다가 추출된 더치 커피 원액을 냉장 보관하면 숙성이 되어 맛과 향이 깊어진다는 신기방기한 특성도 있다. 커피가 뭔 술도 아닌데 그렇단다. 그래서 생긴 별명이 ‘커피의 와인’
한 편, 추출 방법의 특성으로 인해 카페인 함량이 일반 커피에 비해 훨씬 낮아 임산부나 당뇨 환자도 음용할 수 있다. 당과 지방 함량 또한 일반 커피에 비해 현저히 낮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 방영. (2012. 03. 24)
그저 뜨신 물을 쓸 수가 없어 찬물로 함 해본 거일 뿐인데 이런 미덕까지 갖추고 있었다니!
커피의 눈물, 피눈물을 흘리다.
특유의 풍미와 다양한 미덕으로 울 나라에서도 점차 영역을 넓히며 사랑 받아가고 있던 더치 커피. 그러나…
2013년 11월 14일, 대한민국 더치 커피는 피의 목요일을 맞는다.
아~ 망했어요~ GG~
왜 2013년 11월 14일이 피의 목요일인지 이제 알겠지? 이 글을 읽는 열분덜이 이 사건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약 필자의 글을 통해 알게 되었다 해도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돌아갔는지는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을 거다. 그래, 진짜 좋됐다. 훅갔다.
서울에서만 11개 업체가 털렸다. 기준치의 50배에서 260배. 개판이었다고 한다. 뭐가? 위생 상태. 내린 커피를 음료수 PT에 담아 보관하는 곳도 있었다 하고, 커피를 추출하는 곳 옆에 빨래가 마구 널려있는 곳도 있었단다. 지금이라도 뒤늦게 열 받으셔도 된다. 이거 원 성질 뻗쳐서!
여느 시장이고 마찬가지겠지만 먹거리에 관해서는, 특히 먹거리의 위생 문제에 관해서는 한 번 일이 터지면 후폭풍이 거의 쓰나미급으로 밀려온다. 적발된 업체만 망하는 게 아니라 아예 그 먹거리와 관련된 업계 전체가 박살 나는 것이다. 업계를 형성하고 있는 업체들의 규모가 비교적 작고 영세할수록 더욱 그렇다. 비근한 예로 쓰레기 만두소 파동이 있을 게다.
더치 커피 업계도 마찬가지였다. 애초에 더치 커피는 대기업이 진입하기에 힘든 면이 있다. 일단 더치 커피의 생산 방식 자체가 졸라 비효율적이다. 뜨거운 물로 커피를 내릴 때에는 그냥 ‘쏴~’하고 급속으로 추출하면 되겠지만 커피를 찬 물로 내리려면 한 방울, 한 방울씩 천천히 추출해야만 한다.(괜히 커피의 눈물이 아니다)
한 마디로 디지게 오래 걸린다는 거다(한 번 추출에 8~12시간이 걸린다). 대량 설비를 갖춘다 해도 1일 생산량에는 한계가 있다. 은근 부피도 많이 차지해서 이거 영 투자 대비 효율이 ‘아니올시다’인 거다. 앞으로 더치 커피 시장의 사이즈가 무한 확장한다면 모를 일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바닥은 대기업 입장에서는 돈 안 되는 장사다.
답 나온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열악한 업체들이 촘촘하게 들어선 업계의 특성. 그러다 보니 과열되는 경쟁. 몇몇 업체들의 ‘양아치’ 같은 행태. 그러다 일부 업체의 만행이 드러나게 되고, 결국 업계 자체가 공멸의 위기를 맞이한다. 애초에 업계를 형성한 업체들의 규모가 크지 않으므로, 위기의 시간을 견뎌낼 체력이 부족한 건 당연지사. 필자의 성질이 뻗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가 더러운 걸 마시는 것도 화가 나지만 일부 업체들의 이따구 행태 때문에 나머지 선량한 다수-라 믿고 있다-의 업체가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되는 것이 필자는 몹시 ‘빡’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딴지가 더치 커피를 판다
시작부터 피눈물이니 망했어요니 빡이쳤니 하면서 대차게 까놓고서는 이제 와서 갑자기 “우리 이거 팔기로 했으니까 예쁘게 봐주세요 뿌잉뿌잉” 하는 것 같아 좀 당황스러우실 수 있겠다. 근데 그거 맞다. 팔기로 한 것도 맞고, 예쁘게 봐주십사 하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그게 아무 이유도 없이 무조건 딴지가 소개하니까 걍 믿어달라는 식이 아니라는 거, 우리 사이에 굳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잖나.
왜 하필이면 이 타이밍구에 더치 커피냐?
‘위기가 곧 기회’라는 틀에 박힌 소리 따우는 하지 않더라도 이유는 얼마든지 있다. 그 가운데서도 필자가 가장 하고픈 말은 이거다.
“그렇다고 다 죽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니냐”
더치 커피의 위생 관리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친 작금의 상황에서 어떤 더치를 믿어야 할 지 모르겠으니 걍 안 마시고 말겠다라는 생각, 충분히 가능하다. 위생 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던 더치 커피 제조 업체가 덩달아 폭삭 주저 않게 생겼다 한들, 열분덜이 그들의 자력 갱생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그걸 마셔야 할 이유 역시, 없다. 그런 수고와 노력은 걍 자신의 명랑발기한 생활을 위해 고이 접어두셔도 좋다. 필자와 딴지가 대신 해 드리겠다. 검증과 신뢰로 불뚝 일어선 딴지마켓이다. 이런 거야 말로 그 ‘검증’이란 게 필요한 영역인 거다.
프로덕트 네임 이즈 ‘커피 아르케 더치 커피’
본 상품의 광고 문의가 들어왔을 때, 솔까 많이 망설였드랬다. 위생 문제가 터진 바 있는 먹거리 상품을 소개한다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용기를 내더라도, 근거가 필요했다. 필자가 의심을 해결하기까지의 그 과정이 아마도 열분덜이 본 상품에 대한 신뢰를 얻게 되는 과정과 일치할 것이라 판단한다. 이제부터 그 과정을 함 살펴보자.
제조 설비 현장에 가봤다.
어떻게 커피를 맹글고 있나 함 가보았다. 일단 눈으로 확인하는 것이 먼저, 그 다음이 서류 결과다.
로스팅실과 제조실 입구
위생복 상의와 모자 착용 필수. 신발 덧신도 신어야 한다.(필자도 착용했다)
로스팅 전 핸드픽
제조실 shot #1
모자, 위생복 상의, 덧신의 삼위일체
제조실 shot #2
평상 시에는 비닐 덮개를 씌워 놓는다.
제조실 shot #3
앞서 말했듯이 다 채우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12시간 내외
제조실 shot #4
커피 아르케 더치 추출은 3초에 한 방울
더치 제조 업체 중에서도 단연 졸라 느린 스피드를 자랑한다.
더 나은 커피 맛을 위한 것이라고 말하면 믿어주실라나?
병입을 마친 커피는 원두 별로 분류해 냉장 숙성 시간을 거친다.
방문 후기
안양시에 위치한 커피 아르케 제조 설비를 방문하면서, 사실 큰 기대하지 않았다. 언제든지 와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상태였으므로 외관상 청결하게 제품을 생산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사람 눈에 대장균이 보이는 것도 아니잖아?’
라는 생각도 들었다. 제조 현장은 예상대로 상당히 깔끔했다. 그게 필자의 방문에 맞춘 일종의 ‘쇼’가 아니었나 하고 의심하는 분이 계실 줄 안다. 물론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 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세균이 눈에 보이건 안 보이건 간에 제품을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니까. 지금 당장은 청결하더라도 그 후에는 어떨지 알 수 없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니 그냥 가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필자 혼자 열분덜의 신뢰를 어떻게 얻을 수 있을 지 고민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 함께 고민하다 보면 방법에 대해서도, 사람에 대해서도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당연히 있어야 할 제조허가서
주기적으로 받은 검사에 대한 품질 결과서
물론, 적발된 업체 또한 위와 같은 품질 결과서를 받았다고 한다.
실제 납품되는 커피가 아닌, 한 번 끓인(!) 상태의 제품으로 검사를 받아
세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커피 아르케의 경우 매일 생산되는 제품의 샘플을 따로 보관하고,
판매되는 제품의 병 밑바닥에 생산일자와 생산자 등의 정보를 담은 라벨을 부착하고 있다.
뭐, 그래도 신뢰를 주는 것은 열분덜의 몫. 강요하지는 않겠다.
1억을 배상하겠다.
단도직입적으로 필자가 물었다.
"제품에서 세균(대장균)이 검출되면 어떻게 책임지시겠습니까?”
대답을 얻었다.
열분덜께서 구입한 커피 아르케의 더치 커피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대장균)이 검출되었을 경우, 1억 원을 보상하겠다. 물론, 납득할 만한 결과를 보여주셔야 한다. 제품 특성 상 구입 후 보관 방법이나 시간 등에 따라 얼마든지 사후 변질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험해보는 샘 치고 배송을 받자 마자 개봉도 하지 않은 상태로 검사 기관에 의뢰를 하시는 게 가장 확실하긴 할 거다. 불시에 제조 현장에 찾아가서 시찰(!)을 요청하셔도 좋다. 문 앞에서 미리 연락만 하신다면.
여기까지가 열분덜의 신뢰를 얻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그래도 부족함이 느껴지신다면 그건 필자의 능력 밖이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되찾기란 이렇게나 어렵다. 딴지마켓, 지금까지 열분덜의 신뢰를 밑천으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커피 아르케 더치 커피, 졸라 맛있기까지 해
진짜다. 다른 더치 커피와 비교했을 때 맛에서도 분명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자칭 커피 덕후인 필자가 강려크하게 주장할 수 있다. 그럼 왜, 어떻게 맛있느냐?
일단 원두 로스팅에서 최종 병입까지의 모든 과정이 커피 아르케 내에서 이루어진다는 거. 때문에 원두의 재배를 제외한, 커피의 맛에 관여하는 모든 과정을 커피 아르케가 제어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종류의 원두를 각각 더치 커피 제조에 최적화된 방법으로 로스팅 하기 때문에 맛에 대한 자신감을 당차게 내보이는 거다. 원두 마다 최적화된 로스팅 방법을 어뜨케 알고 있느냐고? 본 업체, 더치 커피 생산에 뛰어든 지도 어언 4년이 넘었다. 울 나라에서 더치 커피가 본격적으로 붐을 일으키기 시작한 초창기부터 자리를 잡았다는 얘기다. 그간 쌓은 노하우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심지어 병까지 예쁘고 쓸모 있네?
무려 이탈리아제 병을 직수입하여 병입하고 있다.
꼼꼼함이 똥꼬는 물론 하늘을 찌르고 있는 부분이다. 꽤 이름있는 이탈리아 제조사의 병을 수입하여 꼼꼼하게 담아냈다.
이쁜데다 실용적이기까지 해서 커피 다 마시고 아내나 어머니 가져다 드리면 귀여움 독차지 할 수 있는 부가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참기름, 들기름이라던가 각종 잡곡 보관용으로 딱이야.
자, 이제 마무리에 접어들도록 하자.
여러 번 망할 뻔해 봐서 느낌 자~알 아니까
딴지그룹. 1998년에 태어난 이래 지금까지 망할 위기가 아니었던 적이 드물었다. 딴지스의 성원에 힘입어 지금은 자랑스럽게 ‘연속 개월 월급 안 밀림’ 신기록을 경신 중이다. 월급 제 때 나오는 것조차 쉽지 않았단 소리다.
만약 내가 법을 지키면서 성실하게 무언가를 해오고 있었는데 다른 누군가 때문에 나까지 도매 급으로 말려들어가 폭삭 망하게 생겼다고 생각해봐라. 미칠 노릇 아니겠나. 망할 위기가 어떤 건지 그 느낌 너무 잘 아는 딴지그룹이다. 때문에 더치 커피 업계 자체에 아직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광고 제의를 외면할 수 없었다. 제품이 확실하다면 과감히 소개해드려야 한다. ‘업체와 딴지와 소비자가 모두 이익을 얻는’ 상호갑질주의를 원칙으로 하는 우리다. 딴지스는 세균 걱정 없는 맛있는 더치 커피를 마실 수 있고, 더치 커피 제조업체는 작금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하게 된다면 그거야 말로 해피한 일 아니겠나. 덕분에 필자도 월급 안 밀리면 좋지 뭐.
그러니까 말야…
진짜, 졸라, 강추다!
※더치 커피 원액, 성인을 위한 졸라 강려크한 Tip
1. 소주병에서 한 잔을 따라낸 뒤, 더치 원액을 소주 한 잔 만큼 병에 부어 섞어 마신다. 필자의 시험 결과 레알 신세계의 맛이 느껴짐을 알 수 있었다. 목을 넘길 때 소주 특유의 역한 맛이 사라지고 커피의 진한 풍미를 맛볼 수 있다. 뒷 맛은 소주의 싸한 그 맛 그대로. 단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평소 소주 한 병이 주량이던 사람이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마실 경우 대번에 두 병 이상을 처묵할 수 있다는 점. 맛은 보장하나 어차피 같은 소주이므로 취하는 건 너님들이 알아서 하셔야 한다는 거다. 우예뜬 졸라 강추한다. 필자의 친구는 이 방법으로 소주를 마신 뒤 심심하면 술자리에서 필자를 찾기 시작했다. “더치 가지고 오는 거 잊지마~” 이러면서.
2. 맥주에 더치 커피를 섞으면 흑맥주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또한 졸라 강추.
-상기 두 가지 음용법을 시도해 본다면, 어쩌면 앞으로 열분덜은 더치 커피를 술에만 타 드시게 될지도 모른다. 진짜야…
딴지일보 부편집장 죽지않는 돌고래의 상품평
제가 먹고 부모님께도 선물했습니다. 커피는 하루에 5잔 정도 마시며 산미가 있는 걸 실어하는 관계로 더치를 가장 좋아합니다.집에서 직접 원두를 갈아 먹기도 하고 더치를 내려 먹기도 하는데 이도저도 귀찮을 때 제법 신세를 졌습니다. 더치커피 제일의 특징인 부드러움을 잘 살렸고 커피향이 송두리째 살아있습니다. 입안에 남는 커피향 때문에 제 자신을...... 좀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뜬금없이 스스로 고백을 해버려서 죄송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느꼈으니 어쩔 수 없습니다.
판매자명:커피비노
연락처:031-383-3838
보내실 곳: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수리산로48번길 30, 1층
판매자 택배사:한진택배
반품/교환시 배송비: 편도 3,000원
반품/교환 가능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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