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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가 있어야 할 곳은 수족관이 아니라 바다다!”


 

인간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돌고래 해방의 뜨거운 대서사시


  

불법포획되어 강제로 돌고래쇼의 대상이 되었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내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지식을 전달하는 르포.


자의식을 가지고 있는 동물인 돌고래에 대한 이해와 이를 바탕으로


동물복지 문제를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책



기자이자 《북극곰은 걷고 싶다》 등을 펴낸 환경 논픽션 작가인


저자의 흥미진진한 신간.

 

 



‘제돌이의 운명’에서 금등이와 대포 야생방사까지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제주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2017년 5월 7일 마지막 공연을 했다.

금등이와 대포는 오는 5월 22일 제주로 옮겨져 자연 적응 훈련을 받은 뒤 7월 바다에 방류될 예정이다.

2013년 제돌이, 2015년 태산이와 복순이에 이어 야생방사가 계속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그 인기 많던 돌고래쇼는 자취를 감추어가고, 돌고래들은 바다로 돌아가고 있다.

그와 함께 ‘동물복지’에 대한 관심도 크게 높아졌다.


2012년 3월 3일 <한겨레> 토요판에는 1면 머리기사로 ‘제돌이의 운명'이 실렸다. 제주 남방큰돌고래 불법포획에 대한 재판을 앞두고 준비한 특집기사였다. 편집회의에서는 마지막까지 ‘한낱’ 돌고래에 대한 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올려야 하는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그게 당시의 정서였다. 하지만 기사가 나간 후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서울대공원 운영 책임을 지고 있는 서울시가 움직였다. 박원순 시장은 3월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돌고래쇼를 잠정 중단하고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낼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돌고래 야생방사의 출발이었다.


위의 ‘제돌이의 운명’ 특집기사를 쓴 이가 바로 이 책의 저자다. 저자는 2011년 7월 불법포획된 돌고래들이 서울대공원 돌고래쇼에 나오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 국내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들을 조사하기 시작하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의 기록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돌고래에게 자유를!”


 인간이 거울을 통해 자신을 봤을 때, 그게 자신임을 아는 나이가 두 살쯤이라고 한다. 동물에게도 이런 능력이 있는지 ‘거울실험(몸에 몰래 표시를 하고 거울 앞에 두어 반응을 살피는 실험)’을 해보면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등의 유인원과 코끼리 그리고 돌고래가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하고 자신 몸의 표시를 바라보며 반응한다고 한다. ‘자의식의 증표’다.


서오스트레일리아 바다에는 해면류를 입에 물고 다니며 물고기를 사냥하는 돌고래들이 있다. 침팬지가 나뭇가지를 이용해 개미를 꺼내먹는 것처럼, 돌고래도 도구를 이용할 줄 아는 동물인 것이다. 이런 도구 사용법은 대대로 전승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돌고래 집단에 전승되는 ‘문화’가 있다고 추측해볼 수 있다. 돌고래는 영장류와 마찬가지로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맺는 동물로도 알려져 있다.

이런 돌고래가 수족관에 갇혀 있는 것을 세계적인 돌고래보호운동가 리처드 오배리는 작은 호텔 방에 갇혀 룸서비스를 받는 사람에 비유한 적이 있다. 먹을 것을 가져다주니 편할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평생 그곳에 살아야 한다면 감옥이 따로 없지 않을까?


더군다나 돌고래는 물 속에서 음파를 쏘고 그 반송파를 통해 자기 앞 지형지물의 지도를 그린다. 좁은 수족관에 갇혀 짧은 거리의 벽에 튕겨 나오는 반송파 속에 있다 보면 돌고래의 스트레스는 엄청날 것이다. 인간으로 치면 극심한 소음이 있는 방에 갇힌 것이나 다름없다.


한편, 지금은 제주 바다를 헤엄치고 있는 태산이와 복순이의 경우 수족관에 있을 때 자기들을 돌고래쇼에 적합하게 길들이려는 인간의 노력에 맞서 먹이도 쇼도 거부하며 ‘우울증 돌고래’라 불리기까지 했다. 건강 상태를 이유로 2013년 제돌이 야생방사 때 함께하지 못했지만, 결국 2015년 보란듯이 바다로 돌아가 현재 잘 살고 있다. ‘우울증’은 어쩌면 수족관과 돌고래쇼, 그리고 억지로 먹어야 했던 냉동생선에서 기인했는지도 모른다.

자의식, 스트레스, 저항, 우울증 …. 돌고래에 대해 알면 알수록 “돌고래에게 자유를!”이라는 구호를 외면하기 힘든 이유다.



 

대한민국 첫 돌고래쇼부터 불법포획, 제돌이 야생방사까지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돌고래와 동물복지에 대한 모든 것


 총 420쪽 4부 17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대한민국 돌고래쇼의 역사에서부터 돌고래 불법포획의 문제, 돌고래라는 동물에 대한 이해, 동물복지와 생명정치의 문제, 제돌이시민위의 출범과 야생방사, 그리고 방사된 돌고래의 최근 모습까지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가히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돌고래와 동물복지에 대한 모든 것’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1부(1~3장) ‘물 아래로부터의 역사’에서는 제주 앞바다의 돌고래에 대해 무지하던 시절의 이야기(제주에 사는 돌고래는 ‘남방큰돌고래’라는 특별한 종인데,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저 ‘큰돌고래’라고 생각했다)와 1984년 서울대공원 개장 때부터 최근까지 가장 인기 있는 동물 쇼였던 돌고래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한다.


2부(4~8장) ‘남방큰돌고래는 돌고 돌고 돈다’는 저자가 고래연구소 김현우 연구원, 핫핑크돌핀스 황현진 대표,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를 비롯하여 돌고래 야생방사에 앞장 선 이들과 함께 제주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취재를 해가며 ‘제돌이의 운명’이라는 기사를 쓸 때까지의 이야기다. 불법포획 문제에서부터 야생방사의 가능성까지 폭넓게 다루며, <프리 윌리>라는 영화로도 유명한 돌고래 케이코의 야생방사 이야기도 전한다.


3부(9~13장) ‘생명정치와 돌고래의 저항’은 제돌이시민위의 구성에서부터 불법포획 돌고래에 대한 대법원의 몰수 결정까지를 다룬다. 특히 10장 ‘야생의 몸에서 수족관의 몸으로’에서는 야생에서 포획된 돌고래들이 ‘먹이 지배’와 ‘긍정적 강화’를 통해 ‘야생의 몸’에서 ‘수족관의 몸’으로, 그리고 다시 ‘돌고래쇼의 몸’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설명하고, 11장 ‘자유, 저항, 공존’에서는 인간이 어떻게 동물들을 인간의 목적에 맞게 관리해 이용하는지를 전하는데, ‘생명정치’와 ‘동물복지’의 주요 개념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4부(14~17장) ‘국기에 대한 경례도 않고 돌고래는 떠났다’는 제돌이 야생방사와 그 이후의 이야기다. 돌고래 야생방사를 기념하여 인간들은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지만, 돌고래들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유와 해방을 위한 자신만의 길을 떠났다. 이후의 관찰을 위해 돌고래 몸에 GPS도 달았지만, 이 역시 금세 무용지물이 되었다. 제돌이가 바다로 돌아간 지 1년이 지나고 동물자유연대와 핫핑크돌핀스 등은 태산이와 복순이의 야생방사도 추진해 성공한다. 2016년 4월에는 삼팔이와 춘삼이의 출산 소식도 이어졌다.  



 

제주 해녀와 돌고래들의 관계, 그 오래된 미래를 꿈꾸며

 

제돌이 야생방사에 있어서 중요한 쟁점 중 하나가 오랜 시간 수족관에 길들여진 돌고래가 과연 야생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었다. 특히 야생에서는 살아 있는 물고기를 잡아먹어야 하는데, 수족관에서 냉동생선만 공급받던 돌고래들이 과연 활어 사냥을 잘 해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제돌이를 비롯해 야생방사를 기다린 돌고래들은 이런 인간들의 걱정을 비웃듯 활어를 금방 잡아먹기 시작했다. 제돌이와 함께 방사를 준비 중이던 삼팔이는 가두리 망을 뚫고 스스로 탈출하기까지 했다. 제돌이는 야생방사 당일 기념식을 준비한 사람들이 머쓱하게 ‘국기에 대한 경례도 하지 않고’ 그저 자기가 내키는 때 자기만의 방식으로 바다로 나갔다. “잘 있어, 생선은 고마웠어” 하고 인사하며 지구를 떠난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돌고래들처럼 말이다.


돌고래를 잡아오고, 그들을 수족관에 맞게 또 쇼에 맞게 길들이고, 다시 돌고래를 바다에 돌려보내는 일련의 과정을 되돌아보면서 우리는 다른 생명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저자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지금도 제주 바다에서 돌고래와 공존하고 있는 해녀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해녀와 돌고래가 서로를 대하는 방식은 우리가 과거 가져왔던, 그리고 앞으로 꿈꿔야 할 오래된 미래다. 지금도 제주 연안에서 돌고래가 헤엄을 치고 있다. 해녀는 ‘물알로, 물알로’(‘물 아래로’라는 뜻의 제주 방언)를 외치며 돌고래에게 길을 내준다. 나는 돌고래가 이 말을 알아듣는다고 생각한다. 모빌처럼 흔들리는 해녀의 발밑을 돌고래는 무심한 듯 통과하고, 해녀는 물 위에서 참았던 숨을 몰아 쉰다. 충돌 직전의 전장에 평화가 찾아온다. 우리의 미래는 여기에 있다. 인간이 동물을 착취하고 이윤의 수단으로 삼는 데서가 아니라 서로 갈 길을 가도록 무심하게 놔두는 것 말이다. 그것이 인간과 동물이 함께 잘 사는 방법이다.”  (388쪽)

 


 


|추천사|



박원순(서울특별시장) 


- 이 책은 돌고래 ‘제돌이’가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가는 여정을 되짚으며 우리가 다른 동물, 다른 생명과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울림을 준다. 인간에 의해 길들여진돌고래가 바다에서 다시 살아갈 수 있을지 지난한 논의가 있었지만, 제돌이는 이런 걱정을 다 털어버리고 제주 바다를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돌고래의 고향은 시설 좋은 수족관이       아니라 드넓은 바다니까.

 


최재천(이화여대 석좌교수, 제돌이야생방류시민위원회 위원장, 전 국립생태원장)


 - 반가운 책이다. 저자 같은 기록자들이 있어 자연이 숨을 쉰다. 나는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를 빠짐없이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돌고래는 거울에 비친 자신을 인식하고도구도 사용할 줄 아는 존재다. 그는 자신이 억류돼 있다는 걸 분명히 안다. 포획된 돌고래는 잘못하면 수십 년을 ‘빠삐용’으로 살아야 한다. 누가 우리에게 그런 권한을 부여했단 말인 가? 돌고래를 가두지 마라!



조희경(동물자유연대 대표) 


- 남방큰돌고래 해방운동은 동물운동가들이 앞장섰지만, 대중들의 우려와 정치적 질시를 잠재울 수 있었던 것은 이 책의 저자인 남종영 기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를 ‘제4의 운동   가’라고 함이 결코 넘치지 않는다. 동물운동가가 느낀 돌고래 해방 과정은 뜨거운 대서사시와 같았다. 그 내용이 유실되지 않고 고스란히 책으로 나온 것이 너무 기쁘고 흥분된다. 말    로 할 수 없다. 직접 읽기를 권한다. 






|책 속으로|



우리는 어쩌면 수족관에 갇혀 쇼를 보여주며 사는 존재들이다. 우리의 육체, 마음, 지식은 (우리의 의도와 관계없이) 주류적 가치와 규율의 지배를 받고, 때로는 그것을 벗어나려 하지만 사회의 구심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의 몸은 규율받고, 생존하기 위해 스스로 규율한다. 규율이 몸에 익고 습관이 된다. 그리고 잊고 만다, 수족관 너머 야생 바다 저편의 기억을. 그러나 야생방사의 드라마 속에서 가두리를 탈출해 스스로 자유로 나아간 삼팔이, 슬픔 속에서 공연을 거부한 복순이 또한 우리는 봤다. 그들은 인간의 통치 기술에 기계처럼 움직이는 사이보그가 아니었다. 감정과 판단 능력, 무엇보다 자유의지를 가진 생명체였다.  (8쪽)

 

재미있는 것은 당시 모든 매체가 이 비운의 돌고래들을 ‘큰돌고래’로 불렀다는 점이다. 해양경찰청이 뿌린 보도자료도‘ 큰돌고래’라고 했고, 신문‧방송도 ‘큰돌고래’라고 불렀다. 서울대공원도, 퍼시픽랜드도, 전화기 너머의 다른 수족관 직원들도 자신들이 사육하는 돌고래를 ‘큰돌고래’라고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기사에서 “큰돌고래의 일종인 남방큰돌고래”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큰돌고래와 남방큰돌고래는 엄연히 다른 종이라는 사실을 안 건 몇 달이 지나서였다. 이렇게 우리는 모두 제주 바다에 사는 돌고래에 대해 무지했다.  (30쪽)

 

이런 돌고래가 수족관에 갇혀 있다고 생각해보라. 돌고래 보호운동가 리처드 오배리는 수족관돌고래를 작은 호텔 방에 갇혀 룸서비스를 받는 사람에 비유한 적이 있다(심샛별, 2012). 먹을 것을 가져다주니까 편할 거라고? 그러나 그는 끊임없이 바깥 세계를 그리워할 것이다. 심지어 돌고래에게 그 방은 거울로 둘러싸인 방과 같다. 돌고래는 음파를 쏘아 의사소통하고 위치를 파악한다. 그런데 음파가 콘크리트 벽에서 튀겨 나와 감각기관은 혼란을 겪는다. 9500만 년 전 인간과 돌고래는 진화의 생명수에서 다른 가지로 갈라졌다. 그 뒤는 당신이 아는 대로다. 돌고래의 조상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바다로 향했고, 인간은 나무 위에서 내려와 농사를 시작했다. 돌고래는 인간과 다른 신체와 감각기관을 갖고 있다. 1평짜리 독방에 갇힌 인간보다 제돌이는 더욱 고통을 느꼈을 것이다.  (146쪽)

 

야생 돌고래가 수족관에 들어와 자신의 감각기관을 재조정하는 것만으로 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은 돌고래 몸이 제값을 지닐 수 있도록 건강하게 관리하면서 아울러 돈을 벌 수 있도록 쇼를 가르친다. 돌고래의 몸은 개조의 대상이 된다. ‘야생의 몸wild body’에서 ‘수족관의 몸captive body’으로, 다시 ‘돌고래쇼의 몸show body’으로 인간은 돌고래의 몸을 개조시킨다. ‘먹이 지배feed control’와 ‘긍정적 강화positive reinforcement’의 두 가지 방법이 동원된다. 둘은 인간이 수족관돌고래를 다스리는 가장 기본적인 통치기술이다.  (224쪽)

 

“산업혁명은 석탄으로 이뤄진 게 아니라 고래로부터 일어났다.”

18~19세기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발전의 견인차는 늦은 밤 공장과 가정, 거리의 등불을 밝히던 고래기름 덕분이었다. 북극과 태평양 등 전 세계 바다에서 벌어진 고래 학살, 광기에 찬 에이헙 선장과 줄달음치는 모비딕이 산업혁명을 일구었다. 근대 모직산업은 양이 없었으면 성장하지 못했고, 소와 닭은 근대 공장식 축산을 축조한 노동자였다. 현대 테마파크의 수익원은 노동하는 돌고래다.(253쪽)

 

제돌이는 인간의 머리 위에 있었다. 일부 보수언론은 활어를 어떻게 잡아먹겠느냐고 의심했다. 다른 나라에서 보내준 야생방사 프로토콜도 지속적인 활어 급여를 통해 사냥하는 방법을 다시 배워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제돌이는 불과 한두 번 만에 그걸 해냈다. 돌고래의 역능은 과학지식 위에 있었다. 어쩌면 야생방사를 위한 먹이 훈련은 없어도 될지도 몰랐다.  (273쪽)

 

제돌이가 바다로 나간 날과 태산이, 복순이가 바다로 나간 날의 공통점이 있다. 인간이 허둥댔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거창한 마술쇼 같은 걸 기대하고 무대를 차려주었지만, 돌고래들은 고별공연을 내팽개치고 사라져버렸다. 아니, 마술쇼가 있긴 했다. 돌고래가 공룡만큼 컸다면, 만리장성을 사라지게 한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마술쇼 정도는 됐을 것이다.  (368쪽)

 

우리는 태산이, 복순이의 저항도 잊지 말아야 한다. 두 돌고래는 ‘쇼를 하지 않으면 밥도 없다’는 잔혹한 ‘먹이 지배’와 ‘긍정적 강화’라는 통치 기술에 몸을 전적으로 내주지 않았다. 둘은 야생에서 끌려와 ‘수족관의 몸’ 그리고 ‘돌고래쇼의 몸’으로 변환된 선배 야생 돌고래들보다 더 괴롭고 힘든 길을 택했다. 서울대공원 개원 당시 돌고래 삼총사 중 하나로 ‘학습 지진아’로 통했던 큰돌고래 래리, 그리고 1980~1990년대 전성기를 이끌던 큰돌고래 고리와 남방큰돌고래 차돌이도 종종 공연 거부로 맞섰다. 태산이와 복순이의 행동이 ‘돌고래 우울증’이든 ‘동물의 저항’이든, 인간의 생명정치에 균열을 낸 것만은 분명하다. 그들은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자 했다.  (376~377쪽)

 



검증필증
제품상세정보



|차례|

 

프롤로그

 

1부 물 아래로부터의 역사


 1장 아무도 그들을 모르던 때

 2장 서울대공원의 돌고래 삼총사

 3장 고리와 래리의 공연 거부

 

2부 남방큰돌고래는 돌고 돌고 돈다


 4장 큰돌고래, 아니 남방큰돌고래!

 5장 JBD009는 서울에 있었다

 6장 제돌이의 운명

 7장 야생방사는 가능하다

 8장 프리 윌리, 프리 제돌

 

3부 생명정치와 돌고래의 저항


 9장 돌고래 정치의 개막

 10장 야생의 몸에서 수족관의 몸으로

 11장 자유, 저항, 공존

 12장 마지막 쇼

 13장 돌고래 재판-사건 2012도16383

 

4부 국기에 대한 경례도 않고 돌고래는 떠났다


 14장 바다로 돌아간 돌고래

 15장 생명정치의 실패

 16장 태산이, 복순이와의 약속

 17장 오래된 미래

 

에필로그

 

대한민국 돌고래쇼의 역사


찾아보기


참고 문헌




|지은이|


남종영 


환경 논픽션 작가, <한겨레> 기자.

캐나다 처칠에서 북극곰을 보고 지구온난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때 만난 야생동물들과 끝없이 펼쳐진 툰드라에 매료되어 북극권을 여행하고 있다. 

지구온난화의 최전선인 북극·적도·남극을 종단하고, 방사능 유출 사고가 터진 체르노빌 등을 오가며 기후변화 및 에너지 문제를 취재했다. 

불법포획되어 돌고래쇼에 동원된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취재는 제돌이 등의 야생방사로 이어졌다. 

영국 브리스틀대학 지리학과에서 인간-동물 관계를 공부했다. 인간의 동물통치체제와 생명정치, 비인간인격체 등에 관심이 많다. 

《북극곰은 걷고 싶다》, 《고래의 노래》, 《지구가 뿔났다》, 《해서열전》(공저)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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