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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기문학상 / 수신자 : 김어준 총수님] 저는 그저... [4] 나비도시 2018-04-06 6358

 지금 이 시간 신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제 눈을 빼앗지 않아 충기문학상공고를 볼 수 있게 해주심에, 제 손을 빼앗지 않아 미천한 글 솜씨를 펼칠 수 있게 해주심에, 제 심장을 빼앗지 않아 이렇게 두근대는 가슴을 안고 총수님께 한 편의 글을 남길 수 있음에...

 

  새벽동이 틀 무렵. 자리에서 일어나 목욕재계 후 총수님의 은쟁반에 옥구슬 굴러가는 듯한 음성을 들으며, 오늘도 총수님은 안녕하시구나하며 하루를 마감할 수 있었던 저에게... 이런 커다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는, 상상하는 것 자체가 불충인, 정말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지금도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혼란스러울 따름입니다. 어찌 미천한 제가 감히 총수님께 이런 글 따위를 올릴 수 있겠습니까. (“충기문학이벤트를 꾸민 녀석에게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웬만해선 총수님을 작살내기 위한 획책을 일삼는 자들에게 베풀고 싶지 않은 자비이나 이번만큼은... 잘했다. 이것들아.)


  이 게시판이 -한낱 갈비짝에 눈이 멀어, 그깟 침대쪼가리하나에 혼을 빼앗겨 초딩 백일장 수준의 저열한 글들을 싸지르고 있을- 시정잡배들에게 유린당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래. 백번 양보하여 그럴 수 있다 손 치더라도, 총수님을 향한 글과 저런 잡글 따위가 한데 버무려져야 된단 말입니까. 대체 이런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지른 자는 또 누구란 말입니까. 자칫 총수님께 올리는 전상서가 후지디 후진 잡글에 묻혀 사라질까 심히 걱정되는 바입니다. (게시판지기는 속히 전상서란을 하나 더 만들도록 하여라.)

 

  제가 바라는 건 첫째도 총수님의 건강,(유난히 발음이 꼬이시는 날에는 제가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합니다.) 둘째도 총수님의 건강입니다. 그러다가 혹시라도, 혹여 셋째를 여쭈신다면... 총수님의 친필싸인이 새겨진 닥치고 정치라 조심스레 읊조려 보겠습니다. 중우정치 무지몽매한 자들에게 한 줄기 광명의 빛줄기로 분노의 쌍싸다구를 쳐 날리신 이 시대 최고의 필독서, 그 이름도 위대한 닥치고 정치~. (저는 이 장을 빌어 총수님의 위대한 업적 중 하나인 닥치고 정치를 유네스코에 등록하자고 적극 건의하는 바입니다.)

 

상품에 눈이 먼 자들에게는 그저 구석에 묻힌 달랑 12,500원짜리의 종이 쪽다구에 지나지 않을 바지만 -그렇게 보자면 파피루스는 썩은 잎사귀요, 팔만대장경은 썩은 나무판이라. 푸크야나는 흙탑이요, 불국사는 돌무더기라- 저에게 있어서는 더없이 소중하며 앙망하는 것이라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행여 아직도 닥치고 정치를 소장하지 않았냐. 다그치신다면, 이미 소장하는 책으로 도미노를 하며 놀고 자빠졌다라 아뢰고 싶습니다. 다만, 총수님의 ...이 없다는 것이.. 흠이라면... 내심... ... 그렇습니다.

 

  친필싸인이 들어간 책을 하사하신다면, 지구의 외핵이 아니라 중심핵에 찰싹 달라붙어 엎드리겠습니다. 닳지 않는 삽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파내려 가겠습니다. 쉬지 않고 삽질하겠습니다.그저 죽은 목숨이다 생각하고 삽질하겠습니다. 가업을 삼아 삽질하겠습니다. 대를 이어 삽질 하겠습니다. 혹자들이 시시포스의 바위라 손가락질 하여도 아랑곳 하지 않겠습니다. 삽아몽 -삽이 나인지, 내가 삽인지- 혼돈삽아(混沌臿我) 하겠습니다.


 긴 글 읽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니 읽지 않으셨더라도 저는 족합니다. 도끼가 어찌 한번 갈아 바늘이 되겠습니까.

 그럼 소인 물러가도록 하겠습니다.

 

 

 -나비도시-


댓글 4 새로고침
  • 성학집요 2018-04-06 11:12:33
    ㅍ ㅎ ㅎ 대단하다 눈물난다
  • 주드말리 2018-04-13 01:28:46
    ㅇㅈ
  • 운영수뇌7 2018-04-25 11:38:01
    쪽지 드릴께요
  • 상처n마데카솔 2018-05-03 16:36:16
    야 ㅅㅂ 이건 노벨문학상 감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