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마켓

잊고 있었는데 마켓 상품을 구매하다 우연히 학교 광고 글을 보니 몇 달 전의 기억이 문득 되살아나 글을 씁니다.

학교 측의 순수한 의도를 왜곡할 의사가 있다기보다는 해당 광고를  바라보는 개인적 입장에서 얘기하는 것임을 미리 밝혀 둡니다.

평소 대안학교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관심은 지혜학교에 대한 호감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식이 생기면 이런 학교엘 꼭 보내야겠다는 생각도 가지고 있었고요.

그러던 중 교사채용 소식에 신랑이 관심을 가지더라고요.

애초 전 반대했지만 신랑 뜻이 워낙 간절해 한번 도전해보라고 격려했고

그 결과 신랑은 서류전형을 통과하고 면접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평일 함께 휴가 내고 왕복 6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려 한 시간이 넘는 면접~

물론 학교 측에서도 저희의 이런 사정을 모두 알고 있었습니다.

며칠 뒤 아주 간략한 탈락 통보 문자가 남편의 핸드폰에 찍혀 있더군요. 

학교의 교육관과 성향에 맞지 않으면 당연히 채용하지 않는 것이 맞겠지요.

하지만 당락과는 별개로 지원자를 대하는 학교의 태도가 많이 아쉬웠습니다.

인간애와 성찰의 지혜를 지향한다는 학교가

멀리서 생업을 잠시 미루고 면접 보러 온 사람에게 

무성의하다 못해 무례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탈락 문자를 보낸 것입니다.

인간 삶의 본질에 이르는 마음공부와, 타자는 물론 온 우주와의 영성적 합일을 꿈꾸는

생태교육을 지향한다고 하면서 어떻게 그런 문자를 보낼 수 있었는지 지금도 의아합니다.

어쨌든 이 일이 있는 뒤로 전 지혜학교 이름만 들어도 불쾌해집니다.

대외적으로 표방한 교육철학대로 지혜학교가 추구하는 마음공부와 생태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자 적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