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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주왁스 브랜드 adam&eve와 Bareskin을 사용한 왁싱(제모) 전문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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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증기사



챙타쿠


살다보면 유전의 신비를 깨달을 때가 있다. 도무지 크지 않는 키를 한탄하다 엄마아빠의 키를 보고 결국 울고 만다던가, 2m의 남자를 만나지 않는다면 자식의 미래는 글렀다며 고개를 흔들고 만다던가 하는 거. 키 말고도 눈이 안 좋고 이가 안 좋은 것 등 영화 <가타카>처럼 유전자 좀 손 보고 싶은 뭐시기 뭐시기가 참 많은데...


그나마 이득이라고 할 수 있는 건 털이 많은 거 아닐까 싶다. 남들 아버지는 머리가 없어서 고민이라던데, 우리 아빠를 비롯한 친가 사람들은 머리카락이 많아도 너무 많아서 곤란해(하는 척 하면서 자랑)할 정도로 많다. 나도 그 유전자의 수혜자인 터라 미용실에 가면 덕담 대신 숱이 참 많다는 얘기를 안 들으면 섭한 정도다. 탈모증과는 전혀 연이 없는 게 얼마나 복 받은 거냐고 묻는다면...



호모 털수북쿠스



어쩜 배부른 소리라고 하겠지만, 아니 분명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겠지만, 이게 또 있는 입장에선 쓸데없이 많은 털이 마냥 복 받은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해버리고 만다. 머리숱은 예고에 불과할 정도로 온 몸에 털이 많다면, 그리고 이들 모두가 엄청난 길이를 자랑한다면, 심지어 진하기까지 하다면...?


과학책은 ‘털이 몸을 보호해준다’고는 했어도 필요 이상의 털이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몸 여기저기에 머리카락 마냥 길고 두껍고 진한 털을 달고 다니면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는지는 가르쳐주지 않았다. 사람들이 나를 보며 저 털 많은 애는 대체 누구냐며 제모 좀 하고 다니지 무슨 배짱이냐며 손가락질을 하는 건 물론, 주변사람이 나를 멀리한다는 건 가르쳐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 죄는 털이 많은 것 밖에 없고 아무리 해도 그 아이들의 생명력을 이길 수 없는 것 밖에 없는데요. 하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엄청난 털은 죄가 되었다.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제모의 왕이 되어야 했다. 제모를 하면 할수록 털이 점점 두껍고 진해졌으며, 나중엔 한 구멍에서 여러 개가 나기도 했지만, 암튼 제모왕이 되었다. 제대로 손이 안 닿거나 요령이 없어서 미처 건들지 못한 부분도 많지만 암튼 제모의 왕이 되었다. 


하지만 제모의 왕이 되어도 손대지 못한 곳이 있으니 음모였다. 털 많은 애가 거기라고 없을 리가 없다. 음모를 관리하면 세균번식의 우려가 줄고 생활하기에도 편하다고 하던데, 아무리 제모의 왕인 나라도 그곳에 함부로 손을 댈 수는 없었다. 예민한 곳인데 다치면 어떻게 하냐구. 브라질리언 왁싱에 대한 상식도 없거니와 다리나 팔처럼 막 대해도 되는 털들을 다루던 손길로 도저히 건들 수 없었다. 위생에 좋다고 하던데, 크게 한 번 정리해보고 싶은데, 이렇게 저렇게 고민만 한 지 어언...




대략의 시간이 흐른 즈음, 신촌의 왁싱샵 ‘아담 앤 이브’에서 음모 왁싱, 그러니까 브라질리언 왁싱을 받고 오라는 특명이 떨어졌다. 특명인 척 했지만 사실은 알고 있다. 누군가 내 털을 가엾게 여겼던 것이란 걸(그만큼 악명이 높은 건지도). 암튼 생각만 하고 한 번도 보내주지 못했던 털들을 날려버릴 수 있는 찬스인데다 음모에게 이별을 선고할 유일한 기회구나 싶었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겠읍니다


‘브라질리언 왁싱’엔 단계가 있다. 우리나라에선 왁싱하는 정도에 따라 비키니/중급/올누드로 나누며, 그것과 별개로 ‘디자인’이 있다. 디자인은 말 그대로 하트나 별 등 모양을 만들어 다듬어주는 것이다.




- 비키니: 비키니 입었을 때의 라인 정리 

- 중급: 앞쪽을 남겨두고 성기, 항문 쪽 털을 제거 (일자, 삼각 등)
- 올누드: 말 그대로 아무 것도 없는 상태 (항문 포함)


이왕 하는 거 가장 센 걸 하는 게 좋겠다 싶어 '올누드'를 하기로 했다. 무모(無毛)에 대한 약간의 동경도 있었고, 가장 고난이도의 것을 해야 검증의 목적에도 맞다고 생각했다. 는 객기가 어느 정도 발휘되었음을 부정하지 않겠다. 후...




'아담 앤 이브'는 신촌의 중심에서 아주 가깝다. 2호선 신촌역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큰 길을 따라 조금 걸으면(연대 가는 그 길) 교회가 보이는데 거기서 아웃X 방향으로 꺾으면...




일케 발견할 수 있다(4층). 신촌역에서 이렇게 가까운데도 지도를 잘못 보고 저 멀리 가버리는 우를 범하고 말았으니, 다른 분들은 부디 지도를 두 번 세 번 보셨으면 한다... 제발...







아무래도 중요한 곳을 제모하는 곳이다 보니 위생이 가장 신경 쓰였는데, 들어가자마자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 입구 뿐 아니라 작업실(?), 샤워실, 화장실 등 전체가 깨끗했다. (나중에 들었는데 청소하시는 분을 따로 쓴다고 한다. 직접 청소를 하면 안 보이거나 신경 못 쓰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라서) 



바깥에서 본 작업실



작업, 이자 왁싱은 작업실(?) 안에 있는 베드 위에서 이루어진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이런 느낌이다



화장실이나 샤워실에서 탈의를 한 뒤 가운으로 갈아입는다(가림막이 다 있기 때문에 방 안에서 갈아입어도 된다). 나는 씻고 가긴 했지만 중요부위다 보니 서로 찝찝할 것 같은 마음에 샤워실에서 한 번 더 씻었고, 옷도 그 때 갈아입었다. 브라질리언 왁싱을 하는 경우는 하의만 갈아입으면 된다. 



왁스 히터와 통 안에 담긴, 나의 털을 가져가 줄 왁스...



침대에 누우면 이제 진짜 시작이다. 라고 하지만 내가 할 일은 ①움직이라는 대로 자세를 바꾸는 것과 ②아픔을 감내하는 것 두 개다. 



이걸 입고 시이작



처음에는 앞(몸의 정면. 가장 잘 보이는 부분)을 한다. 똑바로 누운 뒤, 한 쪽 다리를 삼각형으로 접고 다른 쪽 다리는 편다. 그 상태로 다리를 조금 벌리면 작업이 시작된다. (위생을 위해 장갑, 나무막대 등 모든 도구는 쓰고 바로바로 버린다) 


비키니나 중급 단계라면 사타구니 부분만 정리하겠지만 나는 올누드였으므로 앞부분을 전반적(이라고 쓰고 전부라고 읽는다)으로 정리했다. 다음은 질 입구의 가장자리다. 아마 몸에서 가장 부드럽고 약한 살이라, 왁싱을 하는 사람도, 해주는 사람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부위다. 질 안에 닿지 않게 조금씩 천천히 진행되는 편. 마지막은 항문. 말 그대로 항문 주변의 털을 정리하는 것인데 굉장히 빨리 끝남에도 부끄러움에 안 하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난 했다.


고통에 대해서 말하자면, 음, 속이고 싶은 생각은 없다. 몸에서 가장 연하고 중요한 살에 붙어있는 털을 떼는데 안 아플 리가 없다. 원래 아픔은 느끼는 것보다 고통이 있을 거라고 인지하는 게 더 빠른 법이라, 왁스가 몸에서 떨어지는 경쾌한 소리가 들리면, 아, 이제 아프겠다, 하는 순간에 저 밑에서부터 찌릿찌릿 아픔이 올라온다. 털 많게 나아준 부모님의 함자를 머릿속으로 함부로 불러대며 왜 우리 부모님은 날 이렇게 털 많게 낳아주었나 원망 아닌 원망을 하는 것은 덤.


그나마 다행인 건 통각은 점점 둔해지기 마련이고, 제모 부위 중 가장 둔한 앞부분을 먼저 진행한다는 것이다. 앞부분을 제모할 때 겪는 4의 고통에 익숙해지면, 더 연한 부위(질 입구 가장자리라던가)를 제모할 때 고통이 6.5 정도로 느껴진다(사실은 8의 고통임에도!). 연한 살일수록 절대적인 면적이 작기 때문에 생각보다 빨리 끝난다. 


하고 나서 하루 이틀 정도는 대소변을 보는데 불편함이 있을 수 있다. 아프다거나 하진 않지만(약간의 화끈거림은 있음) 뒤처리할 때 질 쪽에 배변이 닿지 않도록, 음모가 없을 때보다 훨씬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아무것도 없는 느낌이 어색해 주글 것 같다. 씻을 때는 아무 것도 없는 나의 그곳에, 다시 태어난 것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당일은 샤워를 하지 않는 게 좋다). 2차 성징 이후 본 적 없는 날 것의 성기를 보고 조금 범죄자가 된 것 같았다(...)


(올누드 왁싱의 경우) 내 몸 보기가 부끄럽다는 것과 샤워할 때 묘한 죄책감을 갖게 된다는 것 빼고는 대만족이다. 올누드가 아니더라도 제멋대로 자라나는 음모들을 한 번 쯤은 다듬어주는 거 굉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솔직히 좀 중독될 것 같구 그른다.,.



다른 곳, 다른 방식으로도 왁싱할 수 있다


- 페이스, 바디 왁싱


브라질리언 왁싱 말고도 얼굴(눈썹, 헤어, 인중 등), 몸(팔, 다리, 겨드랑이, 등, 가슴 등) 왁싱도 할 수 있다. 나 또한 눈썹과 헤어라인 정리 등을 받았다. 원래 눈썹이 군더더기 없이 얇게 나는 편이라(이건 유전의 승리인지 이렇다하게 관리 받은 적이 없는 데도 예쁘게 잘 난다) 나이나이 기자가 눈썹 왁싱을 받는 모습으로 갈음하겠다. 거저먹는다는 느낌이 들면, 정답이다. 하핫. 




눈썹 모양을 디자인 한 뒤




그에 맞게 왁싱을 한다. 


디자인(눈썹 모양)은 손님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만, 원하는 디자인이 딱히 없다거나 잘 몰라도 괜찮다. '적당히 잘'처럼 무책임한 말이 없지만, '적당히 잘' 해달라고 해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적당히 잘'로 얼굴 왁싱 받은 사람 나야나~


- 신촌까지 오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셀프왁싱' 키트


신촌까지 오기 힘들거나 대면이 부끄러운 분들을 위한 '셀프왁싱 세트'도 있다. 기존 셀프왁싱용 왁스와 뭐가 다르냐고 묻는다면 ‘롤러’라는 도구를 쓴다는 점이다. 




시중에서 파는 왁스



보통 왁스를 사용해 셀프왁싱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왁스를 전자렌지에 돌려 따듯하게 만든 뒤 스패츌러(막대기 등 왁스를 퍼내는 도구) 등으로 떠낸다. 떠낸 왁스를 제모 부위에 바른 뒤 그 위에 천(보통 제품과 동봉)을 위에 덮는다. 한 번에 힘을 주어 확 떼어내면 털이 뽑힌다.

말이 쉽지 왁스가 너무 빨리 굳어버리는 데다 웬만큼 힘을 주지 않으면 천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거기다 왁스가 워낙 끈적거리는 애들이라, 제모를 해야 하는 부위에 예쁘게 발려주질 않는다. 다른 데 떨어지는 건 기본이요, 힘 줘서 털어내기라도 하면 그대로 땅바닥에 추락해 굳어버리는 일도 많다. 




하지만 '아담 앤 이브'의 셀프키트는 왁스를 바를 때 ‘롤러’를 사용한다. 이 롤러 안에 왁스가 들어있고, 이걸 제모 부위에 대고 굴리면 롤러를 타고 왁스가 나와 제모 부위에 발린다.




전용 기계에 롤러를 꽂아두기만 해도 롤러 안의 왁스가 데워진다. 왁스를 데우고 바르는 과정이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방바닥에 사고칠 일 없는 것은 물론 시간도 상당히 단축된다. 



이후 과정은 일반 왁스로 셀프왁싱할 때와 동일하다. 롤러를 사용해 왁스를 제모 부위에 묻힌 뒤, 키트 안에 있는 천을 꺼내 왁스가 묻은 부분에 올리고, 천과 왁스가 잘 붙도록 손으로 한 번 싹 문지른다. 


거친 손놀림과 거친 털...






인권을 위해 약간의 모자이크를 가미하였다.



그리고 쾌감이 느껴질 정도로 딱 뜯어내면, 이런 흉물이 나온다... 


그동안 사이 참 나빴던 털들이지만 한 번 제대로 관리하고 나니 조금 애틋했다. 그렇다고 다신 보고 살 생각은 없으므로 앞으로도 제모에 힘쓸 생각이다. 그런 느낌으로 사라진 내 거기 털들과 자라난 거기 털들에게 감사인사를 드린다. 그동안 더러웠고 다신 보지말자~



검증필증
검증완료
딴 지 마 켓 검 증 필 증
상품명 아담앤이브왁싱
제품설명 호주왁스 브랜드 adam&eve와 Bareskin을 사용한 왁싱(제모) 전문샵
검증단평 나이나이 깔끔하게 운영되는 샵,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 깔끔하게 정리되는 모. 왁싱시 고통보다 왁싱 후 개운함이 크다.
추천대상 깔끔한 관리를 위해 전문가를 찾고 있는 사람.
비추대상 털 뽑히는 순간의 아픔조차 싫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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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오늘도 편안하고 깔끔. Alexei 2020-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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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첫 후기인가요 [1] Alexei 2018-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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