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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기

음색, 음질, 무손실, 앰프, 스피커, 헤드폰, 음악의 세계만큼이나 음악 감상 생활인 청음의 세계는 복잡하고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청음의 세계를 깊게 탐구하다 보면, 결국 수억을 들여 청음방을 만들게 된다. (청음방이란 소리의 굴절, 파장, 울림 등등 갖가지 변수를 계산해서 최적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꾸며진 방을 말한다.) 이런 소리의 끝판왕들은 케이블 하나도 초고가의 선을 이용한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놀라운 가격의 케이블이 보일 거다.

청음방은 아니더라도 거리 가판대에서, 음반 가게에서 혹은 낯선 동네에서 ‘소리’를 들었던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거다. 나는 이 경험을 ‘소리의 기억’이라 명명하고 싶다.

소리의 기억

시각적 기억, 후각적 기억, 촉각적 기억 그리고 소리의 기억. 기억은 대게 복합적인 요소로 머리에 남는다. 어떤 상황에서는 촉감과 시각으로, 다른 상황에서는 시각과 청각으로 경험한 환경이 제공하는, 자신에게 가장 강렬한 감각으로 기억하게 된다. 소리 자체로 된 기억은 아니지만, 청각과 시각의 콜라보로 ‘소리’에 대한 기억이 있다. 바로 영화 ‘무간도’다.

유덕화와 양조위가 진공관 앰프를 놓고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그 기기에는 앰프는 뭐가 좋다는 대사. 이 가계에는 없고 다른 가계에 있으니 거길 가보길 바란다는 대사. 음질을 위해 다른 가게를 소개해 주는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온전한 소리에 대한 기억은 역시나 음악이다. 고등학교 때 우연히 이글스의 호텔 캘리포니아를 들었을 때였다. 시각, 후각 그 어떤 것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단지 음악만 기억이 난다.

청음, 뭐라고 해야 좋을까? 역시 소리로 된 기억이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

스피커가 아닌 앰프

앰프라고 하면 보통 스피커를 생각하기 쉽다. 적어도 내 주변의 사람들은 그렇다. 그렇다면 앰프는 과연 무엇인가?

쉽게 얘기해 앰프는 ‘소리 증폭기’, 그러니깐 작은 소리를 크게 해주는 기계 장치다. 종류로는 고전적인 진공관도 있고 트랜지스터를 이용한 앰프도 있으며, 혼합된 방식을 쓰는 앰프 등 다양하다. 어떤 방식이냐에 따라 음색이 조금씩 달라지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앰프가 가지고 있어야 하는 소양은 얼마나 왜곡, 노이즈 없이 출력을 높여주는 거다.

예를 들어 그림이 하나 있다고 하자. 이 그림을 좀 더 크게 보고 싶으면 확대를 해야 한다. 그런데 확대를 하다 보면 기존의 선명한 그림이 약간씩 뭉개지고 툭 튀는 부분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림과 소리를 비교하기 어렵지만, 여기서 ‘확대’를 주목해서 보자. 소리를 크게 해주는데, 본래 음질의 손상이 거의 없다면? 그렇다. 앰프의 역할은 바로 그것이다.

소리의 기억을 더욱 선명하게, 흐릿하던 소리의 기억을 더욱 짙게 해주는 것이 앰프라 하겠다.

고가의 앰프들 그리고 휴대용 앰프

앰프 가격을 보면 숫자 0을 세어볼 정도로 고가인 상품이 많다. 심지어 높은 가격을 단점이라 말하기도 어렵다. 더 완벽한 소리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그대로 드러나는 시장이고, 더 좋은 소리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사람이 많은 시장이기도 하다.

단, 고가의 앰프는 보통 청음방을 목표로 지르는 사람이 많고 이럴 때 쓰이는 앰프는 대게 무게가 꽤 나간다. 무게가 적게 나간다 할지라도 들고 다닐 정도는 아니다.

음악도 거리에서 휴대용 기기를 이용해 듣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 휴대용 앰프가 시장에서 많은 자리를 꿰차고 있다.

특히 휴대폰으로 음악을 듣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어폰, 헤드셋과 함께 앰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메렝게 앰프

메렝게 앰프는 요새 트렌드를 반영한 휴대용 앰프다. 사용 범위는 3.5파이 스피커, 이어폰을 꽂을 수 있는 곳이면 메렝게 앰프를 쓸 수 있다. 작은 크기로 휴대성이 탁월해 주로 스마트폰용으로 쓰인다.

얇기도 꽤 얇다. 볼륨 버튼을 과감히 없애 휴대성을 극대화했다.

볼륨 버튼을 없앤 대신 로우, 미드, 하이 버튼을 만들어 원하는 볼륨감을 얻을 수 있게 만들었다.

자석을 이용해 탈부착을 용이하게 만들어 다른 휴대용 앰프와 같이 앰프를 휴대폰에 칭칭 감아야 하는 단점을 보안했다.

앰프의 성능

앰프에 대한 설명과 메렝게 앰프의 디자인과 휴대성 확인을 마쳤으니 이제 성능을 볼 차례다. 우선 그래프를 보자.

 왜곡률을 보면 쉽게 접근 가능하다. 메렝게 앰프로 음악을 감상하게 되면, 위의 표와 같이 매우 적은 범위의 왜곡률을 보인다. 음악은 우리 귀에 아날로그 형태로 들리기 때문에 이 왜곡률이 상당히 중요하다. 그만큼 소리의 변화가 적어 원음에 가깝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메렝게 앰프는 하이, 미드, 로우 버튼을 탑재했다. 쉽게 말해 고음, 중음, 저음 중 원하는 음색을 강조할 수 있게 했다. 본인이 원하는 음역대를 확대해 더 울리게, 더 선명하게, 더 귀를 찌를 듯하게 음색을 변화시킬 수 있다.

케이블도 CANARE 케이블로 외부 전자파 노이즈 차폐용 쉴드(편조율 97% 이상)을 써서 안정적으로 소리를 전달하게끔 했다. 디테일하게 신경 쓴 것이 보이는 대목이다.

마무리, 개인 의견

메렝게 앰프는 다른 딴지마켓 상품에 비해 입점까지의 기간이 3배 정도 들었다. 이유는 ‘소리’라는 엄청난 매니아층이 형성된 카테고리이기 때문이다.

타 앰프들을 들어보고 이어폰으로 들어보고 헤드폰으로 바꿔 들어보고, 조금이라도 소리에 관련해 알 것 같은 사람은 붙잡고 귀에 꽂아 듣게 하는 등 역량을 총동원했다.

그리하여 결론은 메렝게 앰프 괜찮다는 것이다. 비슷한 가격대에서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음색을 들려줬고, 한 단계 높은 가격대에서도 더 좋은 음색을 들려줬다. 물론 소리라는 것이 개인차가 심한 것이기에 쉽게 추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렝게 앰프를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 9.5mm의 두께, 자석 부착을 이용한 휴대성 극대화, 그리고 많은 사람이 들어봤을 때의 호감도 때문이다.

앰프를 사려는 사람이 있다면, 메렝게 앰프를 추천한다.

새로운 소리에 눈을 뜨고 싶은 사람에게도 메렝게 앰프를 추천한다.

청음에 사용한 기기

휴대폰 : LG V20

앰프 : 메렝게 TAM-01

이어폰 : AKG - K3003, B&O V20 번들